이승우(좌)와 백승호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파주=이재현 기자] '한국 축구'의 특급 기대주 이승우(17·바르셀로나)와 백승호(18·바르셀로나)가 나란히 18세 이하 대표팀(이하 U-18)에 소집돼 첫 훈련을 마쳤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20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이하 수원 JS컵)'에 대비한 소집훈련에 참가했다. 이날 훈련에는 총 25명의 선수들이 참 가한 가운데 이승우가 유일한 1998년생, 막내였다.

취재진의 관심은 스페인에서 뛰며 유명세를 얻은 이승우와 백승호에게 집중됐다. 소속팀 바르셀로나가 유소년 영입규정을 어겨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당한 탓에 실전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됐기 때문이다.

자신과 같은 나이 대의 선수가 없고 세간의 관심도 부담스러웠던지 이승우는 훈련 내내 경직된 표정을 유지한 채 몸이 살짝 굳어 보였다. 반면 백승호는 밝은 표정으로 파주의 잔디가 익숙하다는 듯 약 90분간 진행된 훈련 동안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첫 훈련은 팀을 두 조로 나눠 한 조는 공을 가진 조에게 압박을 하고, 다른 한 조는 압박을 피해 공을 팀원에게 연결하는 훈련을 했다. 백승호의 경우, 압박을 적극적으로 가하면서 거친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팀원에게 공을 전달하는 패스 역시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승우는 조금 달랐다. 활동량이 생각보다 적었다. 패스와 수비가 생각처럼 이뤄지지 않자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기도 했다. 슬라이딩 태클 이후 한동안 훈련을 멈추고 허리 통증이 있었던 듯 허리를 만지며 훈련에서 빠져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안익수 감독은 두 명의 선수들이 날아오는 패스를 달려오면서 받아 마무리를 짓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백승호는 남다른 슈팅력을 뽐내며 크로스의 대부분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이승우는 감각이 아직 온전하지 않았던 탓인지 연이어 실수를 했다. 자신의 경기력에 살짝 화가 났는지 잔실수가 나오자 다른 골문을 향해 강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마지막 훈련은 '8인 미니게임'이었다. 총 3세트가 진행된 게임에서 백승호는 첫 번째, 두 번째 게임에 출전했고 이승우는 두 번째, 세 번째 게임에 출전했다. 백승호는 팀 공격의 선봉에 서며 득점을 올리고 전방에서부터 몸을 아끼지 않는 압박 수비를 보여줬다.

백승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안익수 감독에게 개인적인 지시를 받지 않았지만 팀 전체적으로 압박을 강하게 할 것을 주문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첫 게임을 결장했던 이승우는 두 번째 게임에서는 드리블을 최대한 자제한 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경기를 조율했다. 전체적으로 공격에 힘을 많이 뺀 듯 포지션을 자주 바꿔가며 공격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세 번째 게임에서 이승우의 승부욕이 발동했다. 두 번째 게임을 통해 예열을 마친 이승우는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두 번째 게임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멋진 트래핑이나 패스들로 현장을 들썩이게 한 이승우였다. 특히 경기 초반 공을 절묘하게 감아차며 득점에 성공하자 취재진들 사이에서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세 번째 게임을 끝으로 공식적인 첫 날 훈련은 끝났다.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인 '형' 백승호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대를 한껏 모았던 '아우' 이승우의 경기력은 약간의 의문부호를 남겼다.

이승우도 자신의 경기력이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시차적응이 아직 완벽하게 되지 않았고 몸 상태 역시 완전하지 않다.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열렸던 2014 AFC U-16 축구선수권 대회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이다"며 현재 자신의 몸상태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이날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노란색으로 물들인 이승우의 머리와 상대적으로 작은 이승우의 신장이었다. 지난 15일 입국 당시 갈색 머리를 유지했던 이승우는 이날 훈련에는 다소 파격적인 노란색 머리로 등장했다. 취재진들이 새로운 머리 스타일에 대한 의미를 묻자 "새로운 팀과 새로운 한 해를 맞아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 염색을 했을 뿐이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173cm)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대해 이승우는 "내 키에 대해서 크게 걱정해 본 적 없다. 지금 신장에서 1~2cm만 커져도 축구를 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신장에 대해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백승호와 이승우를 비롯한 많은 U-18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수원 JS컵은 JS파운데이션(이사장 박지성)의 주최로 진행되며 한국 U-18 대표팀을 비롯해 프랑스와 벨기에, 우루과이 대표팀이 참가한다.

대표팀은 오는 26일까지 파주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한 뒤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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