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이 흔히 “팬들을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격을 거듭하는 축구,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 축구가 결국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올 시즌 첫 슈퍼매치를 향한 팬들의 바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인 두 팀은 1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 역시 벌써부터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다만 최근 두 팀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껏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물론 두 팀의 라이벌전은 늘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했지만, 그 재미를 증폭시켜줄 골은 좀처럼 많이 나오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유독 아쉬움이 짙었다. 4차례의 슈퍼매치 가운데 3경기에서 단 1골만이 터져 나왔다. 남은 1경기마저도 2-0으로 승부가 갈렸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는 방증일 수 있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스코어였다.
'2010년 슈퍼매치의 재현'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이유다. 당시 두 팀의 슈퍼매치는 경기 자체도 명승부로 펼쳐졌을 뿐만 아니라, 무려 6골이나 터지면서 그 어떤 경기보다도 ‘빛난’ 슈퍼매치로 남았다.0의 균형부터 일찌감치 깨졌다. 전반 3분 김진규의 자책골이 터지면서 홈팀 수원이 먼저 앞서갔다. 전반 26분에는 리웨이펑(중국)의 땅볼 크로스를 이상호가 추가골로 연결하며 수원이 2-0으로 앞서 갔다. 경기장을 메운 홈팬들 역시 열광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서울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후반 7분 하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현영민이 마무리하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4분 뒤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의 프리킥을 데얀(몬테네그로)이 헤딩골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라이벌전다운 양상에 경기장 열기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후 두 팀은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막판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후반 39분 양상민의 프리킥을 다카하라(일본)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45분에는 염기훈의 패스를 다카하라가 또 다시 골로 연결하며 치열했던 90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경기는 수원의 4-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안방에서 라이벌을 꺾은 수원은 기분좋게 홈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경기를 따라잡고도 마지막을 버티지 못한 서울은 아쉬운 패배 속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러나 당시 경기장을 찾았던 4만2,377명의 관중들에게 이 경기는 더없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승패를 떠나 축구의 재미, 그리고 슈퍼매치의 매력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했던 경기였다.
다만 그 맞대결을 마지막으로 두 팀의 슈퍼매치는 난타전과 거리가 먼 양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당 평균 1.25골에 그치는 빈공이 이어졌다. 슈퍼매치이기 이전에 승점 3점이 걸린 리그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기장을 찾았던 15만 여 관중들의 마음 한 켠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오랜만에 두 팀이 그 아쉬움을 털어줘야 할 차례다. 특히 국내 최고의 인기구단을 자처하는 수원과 서울인 만큼, 승리를 위한 경기 운영만큼이나 팬들을 위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껴야 할 때가 됐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축구의 꽃’인 골이다.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는 것이 슈퍼매치를 향한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수원과 서울이 오랜만에 꽃이 만발하는 슈퍼매치를 선보일 수 있을지, ‘또 다시’ 수많은 축구팬들의 발걸음과 이목이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R '슈퍼매치
- 수원삼성(4위) vs FC서울(8위)
- 1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
- 중계 : KBS1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