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어쨌든 이겼다. 그러나 경기력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기고도 찝찝함을 감출 수 없는 이유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FIFA랭킹 56위)이 뉴질랜드(134위)에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후반 41분에 터진 이재성(23·전북현대)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지난 1월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1-2패)과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1-1) 이후 3경기 만에 A매치에서 승리했다.

다만 승리라는 결과에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과보다 내용이 더 중요한 평가전이었다는 점, 상대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기대했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이날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23·레버쿠젠) 남태희(24·레퀴야SC) 한교원(25·전북현대)이 선발로 나섰던 공격진은 좀처럼 상대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가까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더라도 골로 연결짓지는 못했다.

그나마 후반들어 구자철(26·마인츠05) 김보경(26·위건) 이재성(23·전북현대)이 투입된 이후에야 조금씩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이정협(24·상주상무)의 몸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는 점도 그나마 아쉬웠던 공격력에 위안을 삼을 만한 대목이었다.

오히려 더 큰 아쉬움은 경기 내내 불안했던 수비에서 나왔다.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김주영(27·상하이 상강)이 호흡을 맞춘 중앙 수비는 안정감과 거리가 먼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하프타임 김주영 대신 곽태휘(34·알힐랄)가 투입된 뒤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수비의 불안이 비단 이번 경기만이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실제로 믿을만한 중앙 수비 조합은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부터 대표팀을 늘 따라다닌 숙제이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다양한 중앙 수비수들을 불러 최적의 조합 찾기에 나섰다. 그동안 곽태휘 김주영 김영권 김기희(26·전북현대) 장현수(24·광저우 푸리)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다양하게 시험대에 오른 바 있다.

그나마 지난 아시안컵에서는 곽태휘-김영권 조합이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수비에 대한 불안은 감출 수 없었다. 골키퍼였던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쇼가 대회 내내 주목을 받았던 것 역시 수비가 불안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아시안컵이 끝난 이후 첫 평가전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계속됐다. 그러나 김기희와 곽태휘가 나선 우즈벡전, 김영권과 김주영이 나선 뉴질랜드전 모두 또 다시 수비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