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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 전반 38분 한국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 순간 모두가 차두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정작 키커로는 손흥민이 나섰다. 차두리는 PK를 못 찬 것이 아닌 차지 않고 양보한 것이었다.

울리 슈틸리케호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 친선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이날 경기는 특히 차두리의 은퇴경기 겸 식이 함께 진행되기에 더욱 이목을 끌었다. 차두리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것은 물론 대표팀에서는 생애 네 번째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전반 38분. 한국의 한번의 긴 패스가 바로 왼쪽의 일대일기회로 연결됐고 상대 골키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때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차두리가 PK를 찰 것으로 관중들은 기대하며 '차두리'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키커로는 손흥민이 나섰다. 그리고 아쉽게 골로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 PK상황에서는 비화가 있다. PK가 나고 '차두리'의 이름이 외쳐지자 슈틸리케 감독도 가장 가까이 있던 김영권을 불러 차두리에게 찰 것을 지시했다. 김영권이 가 슈틸리케의 지령을 차두리에게 전달했지만 차두리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김영권도 다시 슈틸리케에게 가서 차두리의 거절의사를 전달했다.

차두리는 마지막 A매치에서 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지만 후배에게 양보하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다시금 보여줬다. 어쩌면 주인공이 되기보다 항상 조력자이길 원했던 그의 천성이 다시금 드러난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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