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30)의 방황의 시작은 아스널부터였다. '아스널→셀타 비고→아스널→왓포드→계약해지→알샤밥→계약해지'라는 복잡하고 외우기도 힘든 이 수순을 2011년부터 5년 만에 모두 거친 박주영의 힘겨운 방황은 마치 가수 임재범이 부른 '비상'의 가사를 떠오르게 한다.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 모습 나조차 불안해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임재범 2집 2집 Desire To Fly (1997)

가사 그대로 박주영은 자신을 가둬둔 채 방황에 빠졌다. 그런 모습은 불안해보이며 대체 어디서 다시 시작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과연 박주영의 방황의 끝은 어디일까.

6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은 공식 SNS계정을 통해 박주영과의 계약해지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박주영은 알 샤뱝 입단 약 4개월 만에 또 다시 무적신세가 됐다. 4개월 동안 알 샤밥에서 7경기 1골 1도움의 기록이 전부였다.

FC서울, AS모나코를 거치며 한국 대표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던 박주영은 2011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아스널로 향했고 이때부터 박주영의 팀 고민은 시작됐다.

아스널에서 주전경쟁에 밀린 후 다음 시즌인 2012~2013시즌에는 스페인 셀타 비고로 임대를 떠났으나 이곳에서도 시즌 중반부터 주전 경쟁에 밀려 입지가 흔들렸다. 시즌 후 이적이 예상됐으나 스스로 아스널에서의 주전경쟁을 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며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단기임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왓포드에서조차 꾸준한 출전기회에 실패한 박주영은 아스널과 계약해지 후 계속해서 유럽리그 잔류를 노렸지만 끝내 알 샤밥에서 다음을 기약했다.

알 샤밥에서도 7경기 출전에 그친 박주영은 2011년 7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클럽 공식경기 42경기(아스널 7경기, 셀타비고 26경기, 왓포드 2경기, 알샤밥 7경기) 출전에 그쳤다. 42경기는 2011~2012시즌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뛰었던 한 시즌 경기수(42경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다시 임재범의 노래 '비상'의 가사로 돌아가 보자. 결국 혼자만의 생활을 끝내고 비상할 것임을 다짐하는 이 노래는 다음과 같은 가사로 끝난다.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되줄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과연 박주영의 기나긴 방황은 이 세상을 견뎌낼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과 아무것도 피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는 축구계 최고의 스타며 그가 눈을 낮춘다면 갈 수 있는 팀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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