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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김진수(23·호펜하임)는 혼자 고군분투했다.

자신보다 13cm나 크고(김진수 176cm, 토미 유리치 189cm) 덩치도 훨씬 거대한 유리치를 상대로 김진수는 그를 막아내기 위해 혼자 낑낑거렸다. 나중에 돼서야 손흥민이 달려와 수비에 합세했다. 실제로 거의 다 막아내는 듯했지만 그를 막지 못하자 한국의 55년 만의 우승컵의 꿈은 날아가고 말았다. 왜 그 순간 누구도 김진수를 도와주지 못했을까.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1-2로 호주에 패했다. 한국의 무실점-전승-55년 만의 우승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버저비터 골로 동점이 될 때만 해도 한국에게 기적의 여신은 가까이 온 듯 했다. 그러나 단 한 장면, 한 순간의 아쉬운 플레이가 1960년 이후 우승을 원했던 한국 대표팀의 염원은 또 다시 미뤄졌다.

문제의 순간은 연장 전반 15분이었다. 한국 왼쪽 수비 진영에서 유리치가 공을 잡고 우직하게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왼쪽 풀백 김진수는 유리치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고 유리치의 압도적인 신체에 밀려 좀처럼 공을 뺏지 못했다. 유리치와 김진수는 약 10초가량 계속 대치했고 서로 넘어지면서도 볼 다툼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 김진수를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분명히 김진수가 체력적, 신체적으로 부족한 상황(유리치는 교체로 투입)이었지만 혼자 그를 막기 위해 낑낑대고 있을 때 그 어떤 협력수비는 있지 않았다. 뒤늦게 손흥민이 달려들어 수비를 도왔지만 중앙에서 많은 수비수 중 단 한명도 협력수비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존 디펜스를 감행했다.

결국 김진수는 유리치에게 왼쪽 측면을 뚫리고 말았고 유리치의 크로스는 김진현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왔으나 문전에 있던 제임스 트로이스가 리바운드 공을 골로 연결하며 스코어를 1-2로 만들었다. 결국 이 스코어는 그대로 지켜져 한국의 우승의 꿈은 물건너갔다.

분명 아쉬운 장면이었다. 물론 존 디펜스를 감행했던 수비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하지만 오랜시간 지속됐던 혼자됐던 수비에서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던 안타까운 장면은 분명 김진수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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