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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체력적인 부침이 느껴졌다. 집중력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하비에르 아기레(57·멕시코) 감독의 고집이 독이 됐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23일 오후 6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5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이날 패배로 일본은 지난 1996년 UAE 대회 이후 19년 만에 8강에서 탈락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겠다던 야심찬 다짐도 수포로 돌아갔다.

68%의 점유율, 슈팅수 35-3이 말해주듯 이날 일본은 UAE를 압도했다. 그러나 좀처럼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나 빠른 공격 전개, 그리고 마지막 슈팅 모두 조별리그 당시의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기 내내 체력적인 문제가 두드러졌다. 이유가 있었다. 일본은 앞선 조별리그를 포함해 이날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동일한 선발 라인업이 경기에 나섰다. 혼다 케이스케(29·AC밀란), 카가와 신지(26·도르트문트) 등 핵심 선수들은 12일 동안 4번째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부터 체력에 대한 우려가 일본 언론들로부터 제기됐던 이유다.

더구나 일본은 조별리그 3차전 이후 단 이틀만을 쉬었다. 아기레 감독은 "휴식은 48시면이면 충분하다"며 체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지만, 하루를 더 쉰데다가 체력을 안배한 UAE와의 체력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그 격차는 '집중력'으로 직결됐다. 믿었던 에이스들은 경기 내내 골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나아가 승부차기 실축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혼다의 킥은 골대 위를 크게 벗어났고, 카가와의 슈팅마저 골대를 맞았다. 결국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상대팀 혹은 정황에 따라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실제로 8강에 오른 팀들 가운데 조별리그 3경기 선발이 동일했던 팀은 일본이 유일했다. 아기레 감독의 이러한 선택이 '전략'보다는 고집에 가까웠던 이유다.

그리고 그 고집은 결국 독이 되어 혹독한 결과를 냈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결국 고개를 숙인 채 쓸쓸히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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