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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분명 선수는 같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약 7개월, 10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소속팀에서는 전반기에만 총 26경기 출전해 11골로 경기당 0.42골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과 독일 레버쿠젠의 에이스 손흥민(23)에 대한 얘기다.

먼저 대한민국의 손흥민은 단순 기록으로 드러날 때 분명 실망스럽다. 지난해 6월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무려 7개월 가까이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이후 열린 10경기 A매치에 출전했음에도 올린 성과다. 그럼에도 한국의 에이스라는 칭호를 잃지 않고 더 위상이 격상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위협적인 기회와 시원하게 팀의 공격을 이끄는 경기내용 덕분이었다.

반면 레버쿠젠의 손흥민은 국가대표의 손흥민과는 다르게 전반기 만에 11골이라는 엄청난 페이스로 2014년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A매치의 상대와 독일리그 혹은 유럽리그의 상대간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평균적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 나오는 팀이 좀 더 수준이 높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하지만 그런 상대를 두고도 손흥민은 국가대표의 손흥민과 달리 더 좋은 경기로 일관했다.

그 차이는 역시 손흥민에게 팀이 얼마나 맞춰주느냐가 있을 수 있다. 레버쿠젠은 확연히 손흥민을 활용한 공격에 상당히 치중한다. 가끔씩은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기에 다소 답답한 경기를 펼치기도 하고 손흥민이 없거나 교체 아웃되고 나면 확연히 다른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또한 손흥민은 로저 슈미트 감독 부임 후 사실상 팀에서 프리롤을 부여받으며 그 기량을 폭발 시키고 있다. 팀원들이 손흥민을 위해 뛰어주고 함께 발을 맞추기에 더 양질의 패스와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가대표의 특성상 함께 발을 맞춰볼 시간이 적다보니 손흥민이 완전히 팀에 묻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이 부분은 많이 해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손흥민과 함께하는 팀의 모습이 부족하다.

또한 손흥민은 움직임이 레버쿠젠에 비해 좀 더 왼쪽에 한정되기에 그의 활동 반경에도 무리가 있다. 물론 가끔씩 오른쪽 윙에 선 선수들과 포지션 스위칭을 하긴 하지만 그 횟수는 제한되어있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역습에서도 큰 장점을 보이지만 한국은 역습에 크게 강하지 못한 팀이라는 점도 다소 손흥민과 엇박자를 이룬다. 또한 한국의 상대는 아시아팀들로 다소 수비적인 성향이 많았지만 레버쿠젠이 상대하는 팀은 상당수가 당당하게 맞불을 놓는 경기가 많아 차라리 그럴 때 역습이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좀 더 손흥민에게 많이 노출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대표팀의 에이스는 기성용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토너먼트에서 득점상황의 창조는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아시아, 아니 세계를 통틀어도 손흥민만큼 위협적인 공격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손흥민이 폭발만한다면 아시안컵 정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아시안컵 트로피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레버쿠젠의 손흥민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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