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호주를 이기지 못하면 중국과 만난다. 반면 호주를 이기면 우즈베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과연 무엇이 더 나은 선택지일까.

2015 AFC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울리 슈틸리케호는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만큼 큰 난관에 빠졌다. 바로 중국이냐, 우즈베키스탄 혹은 사우디아라비아냐 하는 문제다.

현재 B조에 속해있는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에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조 1위를 확정했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이 아닌 승자승을 따지기에 중국은 3차전 사우디-우즈벡전 결과와 상관없이 북한전에 패해도 조 1위가 된다.

공교롭게도 A조와 B조의 1,2위팀은 서로 8강에서 만나게 된다. 즉 한국, 호주가 8강행을 확정지은 A조와 중국이 1위를 차지한 B조가 8강에서 만나게 되는 것. 중국은 A조 2위팀과 맞붙게 되고 B조 2위팀은 A조 1위팀과 맞붙게 된다. 한국은 호주에게 승리하지 못할 경우 골득실에 밀려 무조건 2위가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중국과 맞붙지만 한국이 호주에 승리할 경우 우즈벡-사우디전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알랭 패랭 중국대표팀 감독은 "상황을 봐야겠지만 호주와는 만나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은연중에 한국을 상대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이 나온다. 호주전에 힘을 빼지 말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부족한 것으로 보이면서 ‘공한증’의 역사(역대 A매치 전적 29전 16승 12무 1패)가 있는 중국과 맞붙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꾸준히 중국에 강했던 한국축구의 저력에 기댈 수 있고 쿠웨이트전에 이어 호주전에서도 체력안배를 할 수 있어 8강부터 온 힘을 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단점은 선수들이 부정적 기운을 안고 중국전에 향하기에 ‘분위기’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부담도 작용한다.

어떤 경우의 수를 맞든 장단점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늘 정답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스포츠에서는 종목을 불문하고 이렇게 다음 상대를 선택하는 경우의 수를 부여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괜히 머리를 굴리는 것보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얻은 결과를 빠르게 수용하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만약 한국이 최선을 다했지만 호주에 승리하지 못했을 경우, ‘공한증’으로 자신감이 있는 중국을 상대하면 되고, 호주에 승리했을 경우 이미 아시안컵 직전 친선전을 통해 승리한 기분 좋은 경험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지난 2011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승리하고 역대 전적 11전 8승 2무 1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하면 되는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우직함이 정답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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