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지소연의 영국 현지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미애씨가 직접 지소연의 런던 생활 중 있었던 이야기를 풋풋하고 생동감 있게 현재 진행형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지소연, 첼시 레이디스에서 첫 시즌을 마치며

2014년 10월 13일, 오늘은 지소연 선수가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그 동안 그를 많이 보살펴 주신 런던 지인들과 함께 회식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일일 셰프를 담당한 저의 남편은 소연 선수가 일본 고베에서 즐겨 먹던 스키야키(일본식 불고기 전골)를 오늘의 메인 메뉴로 하고 추가로 연어회와 전채도 준비하느라 한창이고, 소연 선수는 본인 손님들을 맞이하려고 상차리기부터 직접 돕고 있습니다.


지소연과 사진 우측 상단은 지소연의 현지 매니저인 김미애씨

지소연의 경기 전에 항상 감자탕, 닭볶음탕, 떡볶이 등을 만들어 주시면서 신경을 많이 써 주신 김상렬 대표 가족이 오시고, 마지막으로 윤석영 선수와 친누나가 아이들 선물과 소연 선수가 좋아하는 초콜릿까지 양 손 가득 선물을 챙겨 오셨네요. 지난번에 윤석영 선수는 부상 때문에 경기에 출전을 못하고 있는 힘든 상황임에도 버밍엄전 응원을 하러 와서 지소연에게 큰 힘이 되었던 의리의 사나이죠.

보글보글 끓는 전골과 함께 회식 분위기도 무르익어 가고, 1년 동안 함께한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함께 사는 로라 쿰즈, 엠마 선수에게 제가 한국 음식 제육볶음과 김치전을 만들어 대접한 일,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소연 선수를 위해 함께 체싱턴 어드벤쳐에 놀러 가서 바이킹 타는 데 푹 빠진 저의 어린 아들을 위해 3번이나 함께 바이킹을 타고 축구공으로 버킷 쓰러뜨리기에 승부욕이 불타올라 몇 번이고 도전했던 일, 런던 킹스턴 쇼핑몰에 청바지 구매하러 갔다가 첼시 열혈 팬 직원을 만나 매장 탈의실 앞에서 사진 찍은 일 그리고 마지막 리그 경기인 맨시티전에 패하여 매우 속이 상하고 아쉬움이 컸는데도 지소연 선수가 응원 와 주신 팬들께 미안하다고 하며 개별적으로 함께 사진 찍어 준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지소연, 윤석영 선수가 지인들과 함께]

코칭스태프로 부터 받은 카드 한 장 -월드 클래스 지소연-

이런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경기 당일 (2014년 10월 12일, 영국 현지 날짜) 지소연 선수가 받은 한 장의 카드입니다.

'Ji, 당신은 우리 클럽뿐만 아니라 영국 여자 슈퍼리그의 수준까지 발전시켰습니다. 피치 안에서나 밖에서나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쁨입니다. 완전한 클래스, 한 번 더 당신의 모든 것을 보여 주세요.'
-스튜어트(골키퍼 코치)-

'Ji,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당신은 주변 모두를 즐겁게 해주고 훈련 시간을 최고의 수준으로 향상시켜줍니다. 당신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 입니다.'
-롭(코치)-

'당신은 이번 시즌 진실로 훌륭했고 나는 당신과 계약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당신은 코치에게도 큰 기쁨이며 당신의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오늘 보여주세요. 행운을 빕니다.'
-폴(팀매니저)-

'Ji, 첼시를 믿어주고 따라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좀 더 우리와 함께 한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입니다.'
-엠마(감독)-

평소에도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코치들이 이와 같은 진심이 담긴 카드 한 장을 건네자 지소연 선수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돌아보면 2014 시즌 동안 지소연은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고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스키야키를 깨끗이 비우고 윤석영 선수가 사 온 케이크로 오늘 회식을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는 것은 소연이가 그 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이겠죠.

이제 얼마 후면 지소연 선수가 첼시 레이디스에 복귀합니다. 리그, 컵 대회, 키프러스 컵, 동아시안컵과 캐나다 월드컵 등 다른 어느 해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될 지소연 선수, 2015년은 작년보다 더 신나게 힘차게 그리고 멋지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 kyyoon68@hanmail.net

사진=인스포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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