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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뜬금없는 소식이다. 김봉길 감독이 인천유나이티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인천이 김봉길 감독의 해임을 공식 발표했다. 인천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성적부진을 이유로 김봉길 감독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길었던 무승행진, 그리고 스플릿 라운드까지 강등권 경쟁을 펼쳤다는 것이 구단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구체적인 사유다.

그러나 올 시즌 인천은 ‘살아남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던 시즌이었다. 선수들의 연이은 이적으로 생긴 공백이 컸던 까닭이다. 결국 김봉길 감독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팀을 1부리그 생존으로 이끌고도 강제로 경질되고 만 셈이다.

올 시즌 역시 김봉길 감독은 예년보다 더 약해진 전력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김남일과 한교원이 전북으로 떠났다. 반면 그 공백을 메울 보강은 뚜렷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봉길 감독 스스로도 아쉬움을 나타냈을 정도다. 김 감독은 “선수가 너무 잘하면 또 다른 팀으로 이적할까봐 걱정”이라고 하소연한 바 있다. 힘든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고충을 털어놓은 한 마디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인천은 끝내 살아남았다. 시즌 초반의 부침을 딛고 중반 이후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놨다. 시즌 중반에는 울산-전남-경남을 연파하며 3연승을 달렸고, 정규리그 막판에는 5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잔류권에 안착했다. 그 중심에는 물론 김봉길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다.

비단 올 시즌 뿐만이 아니다. 2년 전 김봉길 감독은 12경기 연속 무승에 빠져있던 팀을 이후 28경기에서 16승 9무 3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이끌었다. 덕분에 김 감독은 당시 대행 신분에서 감독으로 승격했다.

이듬해 인천은 김봉길 감독의 지휘 아래 상위 스플릿에 진입했다. 어려운 도·시민구단들의 행보 속에서도 김봉길 감독이 이끈 인천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띄었다.

지난해보다 전력이 더 약해진 올해도 김봉길 감독은 변함없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팀을 이끌었고, 잔류에 성공했다. 덕분에 인천은 태생이 도·시민구단인 팀들 중 유일하게 강등을 경험하지 않은 팀이 됐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자 인천 구단은 돌연 김봉길 감독을 내쳤다.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위기에 빠진 구단을 번번이 구해낸 김 감독에게 성적 부진을 잣대로 들이민 셈이다. 이해를 할 수도, 뚜렷한 명분을 찾을 수 없는 경질에 김봉길 감독과 인천 팬들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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