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전 이미 자유계약으로 선발된 신인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누구를 위한 드래프트였나. 현장에 수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모였지만 드래프트는 역대급 흉작이었다. 그야말로 유행어 '아이고 의미 없다'가 절로 나올 정도로 처참했다. 모든 구단이 '패스'를 외치고 지명을 꺼려했다. 현장에 참가한 대학감독들, 지원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9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는 2015년 프로축구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가 열렸다.

올해 드래프트를 끝으로 드래프트 제도는 폐지되고 완전 자유계약 제도로 전환된다. 즉 이번 드래프트가 '일단' 마지막 드래프트였던 것. 그러나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서는 고작 546명 중 고작 48명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여기저기서 '패스'라는 말이 난무했고 그 결과는 역대 최저 취업률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돌아왔다. 오죽하면 1순위 지명에 광주FC가 지명한 허재녕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한숨이 섞여 나왔다. 특히 대학 축구 관계자들은 제자들이 취업에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유상철 현 울산대 감독 역시 "갑갑하다. 불안한 마음이다"며 "경험을 하면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만한 선수들이 있는데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단국대 신연호 감독 역시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됐다"며 "단순히 취업을 못하는 것만이 아닌 프로 선수를 꿈꾸는 어린 아이들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렇게 해서야 부모들 입자에서 축구를 시키겠냐"며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이 외면당한 가장 큰 문제는 '돈'과 '자원'이었다. 드래프트 지명 선수의 기본 연봉(세금포함)은 계약금이 없이 1순위(5,000만원), 2순위(4,400만원), 3순위(3,800만원), 4순위(3,200만원), 5순위(2,800만원), 6순위(2,400만원), 번외·추가지명(2,000만원)이다.

하지만 1순위 연봉인 5,000만원을 줄 선수가 단 한명밖에 없었고 챌린지 팀들 역시 상위 순위를 외면하며 6순위 혹은 번외지명이 돼서야 그나마 선수를 뽑았다.

서울 이랜드 FC가 창단하면서 우선 지명을 통해 우수한 자원을 이미 선점하고 올해는 드래프트와 자유계약이 반반으로 진행되면서 이미 많은 구단들이 쓸 만한 선수들을 선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 드래프트는 특히나 처참했다.

이렇게 냉담한 드래프트의 현실이 단순히 신인 드래프트만이 아닌 최근 힘든 한국축구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바로미터인 것 같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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