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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애매하다. 대표팀에서도, 소속팀에서도 애매한 위치 때문에 입지는 불안하고도 애매하다. 한때 '제2의 홍명보', '한국 수비의 10년을 이끌어나갈 선수'라는 찬사는 서서히 잊히고 있다. 홍정호(25)에게 무언가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홍정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14~2015 분데스리가 12라운드에 후반 38분 교체 출전해 1-0 팀의 승리를 지켰다.

출전에 의의를 둘 수도 있지만 올 시즌 선발 출전 기록이 전무하다는 점과 출전을 해도 긴 시간을 뛰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홍정호는 아우크스부르크 내에서 No.3 중앙수비수로 분류된 것이 현실.

얀 브라커-라그나르 클라반 두 중앙 수비수는 2012년부터 호흡을 맞춰오며 아우크스부르크의 상승세를 이끌어왔다. 홍정호 입장에서는 이 두 선수의 호흡을 뚫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우크스부르크의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 입장에서는 홍정호의 기량이 아까워 두 수비수 중 경고누적, 부상을 대비해 홍정호에게 백업 수비수의 입지를 부여하며 간혹 교체 출전으로 그나마 경기감각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도 입지에 만족하기엔 홍정호라는 존재는 아쉽다. 홍정호가 누구인가. 한국 수비진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선수로 청소년시절부터 주목받았고 유럽 빅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중앙수비수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특별히 자신의 대표팀 시절 등번호였던 20번을 홍정호에게 안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홍정호는 브라질월드컵 참사에 가운데에서며 대표팀내에서 입지가 확 좁아졌다. 월드컵 이후 열린 6번의 평가전에서는 고작 한 경기 출전한 것에 그쳤고 게다가 그 한 경기였던 요르단전마저 부진한 플레이로 언론의 도마에 올라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도 홍정호는 과연 명단에 승선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럽다. 김주영, 곽태휘, 장현수가 대표팀 내에서 입지를 굳혀가는 상황에서 브라질 월드컵 주전 수비수였던 김영권과 홍정호는 이제 서로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다퉈야하는 상황까지 온 것.

확고한 주전에서 명단 승선까지 애매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온 것. 이 모두는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의 불안한 입지 때문이기도 하다. 대표팀내 다른 경쟁자들은 모두 팀내에서 출전 감각에는 문제가 없지만 홍정호만은 아우크스부르크 내에서 No.3 중앙수비수로 있다 보니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가만히 있는다고 나머지 두 수비수가 홍정호에게 쉽게 자리를 내줄 모양새는 아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6승 6패로 리그 6위까지 올라있어 최고의 순위를 내달리고 있기 때문. 감독 입장에서도 잘나가는 팀에 굳이 변화를 추구할 이유가 없다.

결국 홍정호가 판단을 내려야한다. 당장 아시안컵 엔트리조차 드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아시안컵은 포기한다할지라도 선택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No.3 중앙수비수로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1년 반이나 한 이 생활이 바뀌지 않는다면 더 나은 현실로 나아갈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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