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원주=김명석 기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팬들은 질책이 아닌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강원FC가 결국 승격에 실패했다. 강원은 22일 오후 2시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후반 8분 김호남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강원은 다음 시즌도 K리그 챌린지에서 뛰게 됐다.

한 해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강원은 정규리그에서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결국 경기 종료와 함께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구단 버스 주변에는 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수십여 명의 팬들이 몰리면서 보안요원들도 배치됐다.

결과가 결과이니만큼 팬들의 작은 소요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일부 팬은 경영 악화 등의 해명을 요구하며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던 이유다.

시간이 흐르자 강원 선수들이 하나둘씩 구단 버스를 향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개를 숙인 선수들을 맞이한 것은 팬들의 '박수'였다. 안방에서의 뼈아픈 패배, 승격 실패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낸 것이다.

한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였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을 향해 팬들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다음 시즌에는 기필코 1부리그로 승격하자는 염원도 담겨 있었다.

이날 선수단이 떠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던 임승재(48) 씨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강원 선수들 모두 올 한해 수고 많았다. 내년에는 조금 더 파이팅해서 꼭 클래식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자리에 함께 한 김다미(18) 양과 이혜원(18) 양도 “아쉽지만 다음 시즌에는 더 힘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보러 올테니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란다”면서 한 시즌 동안 수고해준 선수들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결과는 참 쓰디썼다. 그러나 팬들은 결과에 대한 질책과 비난 대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 시즌을 쉼없이 달려온 강원과 팬들의 2014년 역시 그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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