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아시안컵 승선경쟁①]박주호에 좌우될 윤석영의 운명(GK·DF편)
[아시안컵 승선경쟁①]박주호에 좌우될 윤석영의 운명(GK·DF편)에서 계속

▲ 중앙 미드필더 : 기성용, 한국영 확실, 박주호 활용 여부에 결정될 박종우 혹은 이명주의 운명

- 확실 : 기성용·한국영·박주호
- 경합 : 박종우·이명주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은 현재 한국대표팀 구성원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확실한 멤버다. 문제는 그를 받쳐줄 미드필더의 존재. 한국영(24·카타르 SC)은 브라질월드컵부터 기성용과 함께 해오며 파트너 자리에 가장 앞서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에는 입지가 흔들렸다.


기성용(중앙)의 짝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인 한국영(왼쪽), 박주호(오른쪽)

결국 이란과의 평가전에서는 왼쪽 풀백으로만 활용될 줄 알았던 박주호(27·마인츠)에게 선발 기회를 내주고 그의 맹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영은 최소한 백업으로라도 승선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박주호가 만약 계속해서 중앙미드필더로 뛰게 된다면 기성용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좀 더 비중을 두게 소집된다면 타격을 받는 것은 박종우(25·광저우 부리)와 이명주(24·알 아인)다. 박종우와 이며주 모두 슈틸리케 체재 하에서 교체로 고작 1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번 중동원정에서는 예비명단에만 포함됐을 뿐이다. 박종우는 한국영에게 수비적 역할에 대한 자리를, 이명주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리기에는 수비적이며,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되기엔 공격적인 성향으로 자리가 애매하다.

▲ 왼쪽 윙 : 손흥민, 김민우 외 경쟁자 없다

- 확실 : 손흥민·김민우

기성용과 더불어 슈틸리케 감독이 베스트 11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적을 선수인 손흥민(22·레버쿠젠)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그의 존재감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그의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왼쪽 풀백까지 소화 가능한 김민우(24·사간 도스)가 확실시된다. 브라질월드컵 때만하더라도 김보경, 지동원 등에 밀려 예비명단에만 이름을 올렸지만 이제는 그들이 소속팀에서 출전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지가 완전히 엇갈렸다. 파라과이-코스타리카와의 국내 2연전에서 등번호 7번을 달고 뛴 것이 그의 현재 대표팀에서 입지를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윙은 사실상 경쟁이 끝났다. 왼쪽부터 손흥민, 김민우, 이청용, 한교원

▲ 오른쪽 윙 : 부활한 이청용, 국내무대 평정한 한교원의 독차지

- 확실 : 이청용·한교원

오른쪽 윙 역시 왼쪽 윙 만큼이나 더 이상 논쟁이 필요 없는 포지션이 됐다. 브라질 월드컵 부진으로 혹평을 받았던 이청용(26·볼튼)은 최근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며 다시 한 번 부활해 대표팀 부동의 윙자리를 꿰찼다.

한교원(24·전북)은 소속팀 전북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31경기 10골)으로 이청용이라는 큰 산이 있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신인의 패기를 발휘하고 있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는 차두리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A매치 데뷔골까지 넣으며 분명 아시안컵 엔트리에 자신을 위한 자리가 존재함을 증명했다. 이청용과 한교원 외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이 유력한 남태희 정도가 오른쪽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정도가 대표팀 가용 자원의 전부다.

▲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 붙박이 남태희와 ‘주장’ 구자철 속에서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이명주

- 확실 : 남태희
- 경합 : 구자철·이명주


붙박이 주전이 된 남태희(왼쪽)와 '주장의 위엄'이 필요한 구자철(중앙), 생존이 쉽지 않은 이명주(오른쪽)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남태희(23·레크위야)다.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4경기 모두 출전하는 것은 물론 4-2-3-1 포메이션의 ‘꽃’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 위치에 구자철이 붙박이였다면 이제 남태희가 아시안컵에서는 이 위치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공식적인 ‘주장’이지만 구자철(25·마인츠)은 이란전 부진으로 입지가 애매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20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윤석영, 박주영과 함께 이름을 묶어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혹평까지 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일부에서는 ‘이러다 소집조차 안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대표팀 주장이라는 입지, 중앙 미드필더에서 공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2011 아시안컵 득점왕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여러 장점이 구자철과 함께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이렇게 되면 이명주는 이미 자리가 꽉 찬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어디에도 끼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양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데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역할 역시 구자철이 할 수 있다는 점이 그의 발탁이 쉽지 않음을 얘기한다.

▲ 공격수 : 이근호, 조영철의 확실시되는 승선과 논란의 박주영

- 확실 : 이근호·조영철
- 경합 : 박주영·김승대

조영철(25·카타르 SC)은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센터 포워드로도 여러 방면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실험할 정도로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힌 모양새다. 이근호(29·엘 자이시) 역시 가장 중요한 경기로 여겨졌던 이란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던 상승세를 아시안컵까지 몰고 가려한다.


왼쪽부터 조영철, 이근호, 박주영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고민하고 있는 포지션”이라며 토로한다. 바로 이동국과 김신욱 모두 부상으로 사실상 아시안컵전까지 대표팀 합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 김신욱은 이동국보다는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지만 “깜짝 발탁은 없다”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곱씹어보면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리그경기 조차 뛰지 못했던 상황을 놓고 볼 때 사실상 발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와 조영철은 승선이 유력하지만 전문 센터포워드가 아니기에 박주영(29·알 샤밥)의 존재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전문 포워드인 이동국, 김신욱이 모두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현 한국 대표팀의 현실을 볼 때 박주영말고는 그 자리를 대체할 인물이 없는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굳이 박주영을 이번 중동원정에서 선발해 실험해본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김승대(23·포항)는 11월 중동 원정 대표팀 소집 직전까지 꾸준히 K리그 무대를 보러 다녔던 슈틸리케 감독 눈에 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어린 선수'로 비춰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근호, 조영철과 함께 박주영이 최전방에서 경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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