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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캡틴' 차두리(34·서울)를 이대로 보내기엔 너무 아쉽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주장으로 나서며 강렬한 45분을 보낸 차두리는 '인생 경기'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이었다. 이 활약을 본 팬들은 최근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 그의 생각이 바뀌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터진 한교원의 A매치 데뷔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차두리는 전격적으로 주장으로 임명돼 경기를 치렀다. 원래 주장은 구자철로 임명이 됐지만 구자철이 선발 명단에 빠지며 차두리가 임명된 것.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주장감으로 거론되어왔다. 슈틸리케 감독과 독일어로 직접 대화가 가능한 몇 안되는 선수이면서도 유럽무대와 국내무대를 모두 경험했고 고참의 나이 등이 그 이유. 그렇기에 차두리의 오른팔에 있는 주장 완장은 마냥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차두리는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해 딱 45분만을 소화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그 45분은 가히 '인생 경기'로 비유될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의 연속이었다. 상대 왼쪽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자로 잰듯한 크로스로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모든 면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것.

그가 오른쪽 공격에 가담해 패스를 넣어줄때면 자연스레 김민우, 한교원 등 오른쪽 공격에 있던 선수는 중앙으로 들어가 공격에 힘을 보탤 수 있었고 공격 실패시 빠른 귀환으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었다. 전반 34분 터진 이날 경기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한 것은 차두리의 맹활약에 고작 한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소속팀 최용수 감독은 16일 열리는 울산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은퇴시기를 늦춰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차두리가 최근 지속적으로 올 시즌 후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췄기 때문.

최 감독은 "축구를 그만둘 시기에서 경기력이 도태되지 않고 더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본인의 선택을 무시할 수는 없다. 본인이 더 힘든 상황일 것이다"며 선수의 의사를 존중할 것임을 밝혔다.

차두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존의 강했던 신체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기량이 더욱 만개하고 있다. 이는 리그 경기에서 보이는 활약은 물론 신태용 감독대행때부터 계속해서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으로 증명됐다.

그는 자신이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열정'의 문제를 꼽았다. 부디 그 열정이 다시 살아나 계속해서 서울과 대표팀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라는 팬들은 '은퇴를 꼭 해야겠나'라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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