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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다소 놀라운 발언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발언들 속에는 박지성(33)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아시안컵 정복의 꿈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후배들이 그 꿈을 대신해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 드러났다.

박지성은 1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기자회견에 초정돼 앰버서더로서 첫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많은 취재진과 맨유 아시아 사장인 제이미 리글이 참석해 앞으로 박지성의 앰버서더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맨유 공식 엠버서더로서 첫 활동을 시작한 박지성은 “앰버서더로서 첫 행사를 한국에서 가질 수 있어 영광이다”며 “맨유와 함께 축구선수로서 가질 수 있었던 영광을 함께해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의 가장 강렬했던 주장이었고 여전히 대표팀에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존재이기에 자연스레 질문의 초점은 새롭게 출범한 울리 슈틸리케호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쏠렸다.

박지성은 특유의 조근 조근한 말투로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그 말들 하나하나는 모두 언중유골이었다.

박지성은 “선수 생활 중 가장 아쉬웠던 대회가 바로 아시안컵”이라며 “한국에서는 아시안컵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가 안 돼 있는 듯하다. 오랫동안 아시안컵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이번 아시안컵 우승 역시 힘들지도 모른다"며 일침을 가했다.

박지성은 2000 아시안컵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표팀 주전 멤버로 발돋움할 수 있었고 대표팀 마무리 역시 2011 아시안컵을 통해 했을 정도로 줄곧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깊은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선수시절에도 계속해서 “아시안컵 우승이 선수생활 중 목표”라고 말했지만 결국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한국은 1956년 대회와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54년간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월드컵 다음으로 중요한 대륙별대회임에도 국내에서는 아시안컵을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하다보니 늘 평가절하 하는 모습이 있었고 이에 대해 박지성은 일침을 가한 것.

그러면서도 박지성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감독 교체에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한 박지성은 "재능 있고 어린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여전히 한국 우승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박지성은 2011 아시안컵에서 4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결국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모든 것을 이룬 듯한 박지성의 커리어에도 아시안컵은 영원한 콤플렉스로 남아있다. 그러나 자신이 은퇴한 직후라도 대표팀 후배들이 아시안컵에 대해 열망을 가지고 우승을 노리길 바라는 선배의 마음은 간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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