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11월 열리는 중동 원정인 요르단(14일), 이란(18일)과의 A매치에 나설 태극전사의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박주영과 정성룡의 발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박주영은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또한 브라질 월드컵 이후 승선이 없었던 정성룡 역시 소속팀 활약을 인정받아 승선했다.
이러한 이슈에 가리긴 했지만 눈여겨봐야할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눈에 띄는 중동파의 약진이 그것.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에는 무려 6명의 선수(박주영, 이근호, 조영철, 남태희, 한국영, 곽태휘 - 그림 1 참고)나 소집됐다. 물론 이번 A매치가 중동(요르단, 이란)에서 열리기에 좀 더 혜택을 받은 것일 수도 있으나 유럽파 선수만큼이나(유럽파 7명, 중동파 6명) 많이 뽑힌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물론 중동파의 숫자가 많아진 것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지난 9월과 10월 대표팀 소집명단에도 5명의 이름을 올렸던 중동파는 어느새 대표팀의 실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넣은 6골 중 2골을 중동파 선수들이 넣었을 정도며 이 선수들은 그저 뽑히는 것이 아닌 주전멤버로도 활약했다.
또한 최근 이근호와 박주영, 한국영 등의 이적으로 국내 수준급 선수들이 중동을 택하면서 더 이상 중동을 ‘고액 연봉만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기엔 그 규모가 커졌다. 이번에 대표팀에 뽑힌 6인뿐만 아니라 이정수, 조용형 등 2010 남아공 월드컵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이들과 이번 소집명단에 대기명단에 포함된 이명주까지 수많은 한국의 뛰어난 선수들이 중동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슈틸리케 감독은 2008년부터 대표팀에 부임하기전까지 계속해서 중동팀들을 맡아온 바 있다. 이 덕분에 중동 쪽에 많은 정보통들이 심어져있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에 대해 언급하면서 “따로 박주영의 활약을 듣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의 지난 연고, 높아진 중동 리그의 수준, 높은 급여 등 모든 면에서 중동파는 서서히 대표팀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