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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지난 9월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장으로 발탁된 이후 그에게는 항상 ‘잘한다’는 긍정적인 말 일색이었다. 국내 축구 팬들 역시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그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나 11월 중동원정 대표팀 명단 발표를 통해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은 처음으로 감독 부임 후 부정적 여론과 논란에 직면하게 됐다.

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명단 발표에는 지난달 대표팀 소집에 비해 더욱 화제를 끌어 모았다. 바로 그간 논란의 인물이었던 박주영(알샤밥)과 정성룡(수원) 등이 발탁되고 국내파는 전체 22명의 명단 중 고작 4명(김승규, 정성룡, 차두리, 한교원)밖에 소집되지 않았기 때문.

먼저 박주영과 정성룡의 발탁은 다소 의외였다. 두 선수 모두 최근 경기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할지라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국내 여론이 워낙 악화됐고 충분히 대체할만한 선수가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 모두를 소집했다. 그 역시 두 선수에 대한 국내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박주영이 K리그 최고의 스타였다는 것을 안다. 박주영 선발은 국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거운 것으로 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 정성룡에 대해서는 “그가 월드컵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선수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서는 첫째, 내년 1월 있을 아시안컵 전까지 그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는 점과 둘째, 최근 활약상이 나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박주영과 정성룡이 그간 축구 팬들에게 가지고 있던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여론은 냉담하다. ‘왜 굳이 논란의 인물들을 다시 뽑느냐’는 여론이 팽배하고 더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실전감각이 좋은 여타 선수들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주영, 정성룡의 발탁만이 다가 아니다. 이번 대표팀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파 선수를 고작 4명밖에 발탁하지 않았다. 그중 필드 플레이어는 수비수 차두리와 미드필더 한교원뿐이다. 그간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K리그 무대를 살펴보며 많은 국내파 선수들을 뽑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도리어 해외파 선수를 18명이나 뽑으며 국내파를 홀대했다.

전임 감독이었던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국내파를 홀대했다는 이유로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것을 감안하면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러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고 기용가능한 최적의 22명을 뽑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간 자신에게 긍정적인 평가만 가득했던 시선을 벗어나 또 다른 부정적 여론과 맞서야하기에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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