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슈틸리케 감독, 박주영, 정성룡. 스포츠한국 DB, 스포츠코리아 제공
[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0)의 선택은 꽤 과감했다. 그 역시 박주영(알샤밥)과 정성룡(수원) 등이 `논란의 인물'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2기 명단에 포함시키며 아시안컵 전까지 기존 전력을 모두 점검할 것 뜻을 천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11월 열리는 중동 원정인 요르단(14일), 이란(18일)과의 A매치에 나설 태극전사의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박주영의 귀환이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이후 더 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한 박주영은 한동안 무적 신분으로 있다 지난 10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리그의 알샤밥으로 이적해 드디어 실전 경기에 뛰기 시작했다.

근 3년간 공식 경기 출전이 극도로 적었기에 브라질 월드컵 소집 때도 논란이 많았던 박주영이다. 하지만 최근 리그 3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데뷔전에는 골까지 넣으며 어느 정도 실전감각을 되찾은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에는 박주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아 그를 발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고심한 눈치였다. 그는 “박주영이 K리그 최고의 스타였다는 것을 안다. 박주영 선발은 국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거운 것으로 안다”며 이미 박주영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번 중동원정은 아시안컵 전에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따로 박주영의 활약을 듣는 것만으로는 아시안컵에 부르기에 충분치 않았다.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며 박주영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박주영은 대표팀에 소집돼 어떤 것을 증명해야 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첫째로 다른 선수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함을 밝혔다. 그는 “다른 선수와 호흡하는지의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며 “박주영이 최근 3경기에 뛰었지만 이것이 본인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한 충분한 경기력과 자격이 될 수 있는지, 아니면 불충분한지를 이번 소집 때 확인 할 것”이라며 박주영에게 과제를 안겼다.

박주영과 역시 월드컵 알제리전 이후 더 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던 정성룡의 발탁 여부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월드컵과 그 이후 국내에서 정성룡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는 것 역시 슈틸리케는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필드 위에서 가치를 증명해냈다고 판단해 소집했다”고 설명하며 여전히 골키퍼 주전경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정성룡은 최근 리그 경기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특히 지난 1일 울산전에서는 골과 다름없는 김치곤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구자철의 첫 발탁 이유에 대해서도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뛰었고 이미 한국에 오기전 마인츠 구단을 방문해 구단측으로부터 몸상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들었다”며 “지난 월드컵의 주장이었다는 점, 주말 경기 활약상 등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구자철을 안 뽑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은 그간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브라질 월드컵 세대를 다시 호출했다. 아무래도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전에 소집할 수 있는 마지막 A매치였기에 기존 선수들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A대표팀 11월 평가전 명단(22명)

▲ GK :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수원)▲ DF :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힐랄) 김진수(호펜하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차두리(서울) 박주호(마인츠)▲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김민우(사간 도스) 구자철(마인츠) 한교원(전북) ▲ FW : 조영철(카타르 SC) 이근호(엘자이시 SC) 박주영(알샤밥)

예비명단(5명)

▲GK: 신화용(포항)▲DF: 홍철(수원) 윤석영(QPR)▲MF: 박종우(광저우 부리) 이명주(알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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