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정 2연전' 앞둔 슈틸리케호, 내달 3일 2기 명단 발표
김승규-김진현 대결구도에 K리거들도 호시탐탐 승선 노려

김승규(왼쪽)와 김진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슈틸리케호 2기'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달 3일 오전 10시 중동 원정길에 나설 2기 명단을 발표한다. 이후 대표팀은 짧은 소집 훈련 뒤 14일 요르단, 18일 이란과 각각 원정 2연전을 치르기 위해 중동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기와는 달리 2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전망이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기는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기존 대표팀 명단을 토대로 선수들이 꾸려진 바 있다.

화두는 '경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대표팀에 경쟁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이청용(26·볼턴) 등 선수들도 "경쟁을 통해 팀이 발전하고 있다"며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바뀐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물론 골키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정성룡(29·수원삼성)에서 김승규(24·울산현대)로 자연스레 넘어가던 골키퍼 포지션도 경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김승규와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의 대결구도 뿐만 아니라 K리그의 다른 골키퍼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10월 평가전, 희비 엇갈렸던 김진현과 김승규

슈틸리케호가 첫 출항했던 지난 10월 평가전에서는 김진현과 김승규의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기회를 받은 쪽은 김진현이었다. 김진현은 10일 파라과이전에서 전-후반 내내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무실점'을 목표로 삼았던 슈틸리케호도 2-0으로 기분 좋게 승리했다. 이날 활약에 김진현은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적장인 빅토르 헤네스 파라과이 감독에게도 극찬을 받았다.

반면 김승규는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눈에 띌 만한 선방을 보여주지 못한 채 3골을 내주면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물론 김승규의 실수에 의한 실점보다는 수비의 아쉬움이 컸다. 다만 김승규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앞선 김진현의 활약상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남는 활약이었다.

다만 김진현은 파라과이전 당시 여전히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안함을 드러냈다. 지난 9월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도 공을 잘못 처리하면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해준 아픔이 있다. 반면 김승규는 최근 아시안게임 7경기 연속 무실점 등 최근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섣불리 두 선수의 경쟁 구도에 우열을 가름하기 힘든 이유다.

평가전 이후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두 선수 모두 큰 차이는 없었다. 김진현은 세레소 오사카에서 컵대회 포함 4경기에 출전해 3골을 내줬다. 무실점은 1경기였다. 김승규는 상주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상대의 맹공을 막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성남전에서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호시탐탐 기회 노리는 K리그 수문장들

대표팀 수문장 구도에 김진현과 김승규가 전부는 아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수문장들도 호시탐탐 대표팀 승선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2일 상주상무와 FC서울의 FA컵 경기 당시 "최대한 많은 K리그 경기를 보고 좋은 선수를 찾을 것"이라며 K리그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었다. 실제로 부임 직후부터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FA컵, 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리그와 대회를 직접 관전하며 국내파 선수들의 옥석을 가리는데 집중했다.

유력한 후보는 권순태(30·전북현대)와 신화용(31·포항스틸러스)이 대표적이다. 31일 현재 권순태는 15경기, 신화용은 1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부문 K리그 1, 2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권순태는 경기당 실점률이 0.59실점(29경기 17실점)에 불과하다. 20경기 이상을 소화한 골키퍼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인 수치다. 더구나 올 시즌 리그 우승이 유력한 전북의 수문장이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신화용 역시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27골을 허용했다. 0점대 실점률(0.93)을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에도 33경기에 출전해 31골만을 내주며 팀의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K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 덕분에 줄곧 대표팀의 수문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선수다.

그 외에도 타고난 반사신경을 앞세워 30경기 30실점을 기록중인 박준혁(27·성남), 최근 6경기에서 3골만을 내주는 등 대표팀 경력이 있는 이범영(25·부산아이파크) 등도 후보군에 있을 전망이다.

올 시즌 김용대와 더불어 서울의 골문을 지키며 12경기에서 6골만을 내준 유상훈(25·서울) 역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슈틸리케호 수문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를 만한 선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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