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229번째 엘 클라시코의 주인공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4~1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엘 클라시코'에서 네이마르 다 실바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페페-카림 벤제마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경기였다. 당장 두 팀의 최근 상승세가 워낙 거셌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전 8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바르셀로나는 개막 후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두 팀의 라이벌 매치는 생각보다 싱겁게 막을 내렸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벤제마와 호날두를 앞세운 채 이스코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측면에 포진시켰다. 중원은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 수비라인은 마르셀루와 세르히오 라모스, 페페, 다니엘 카르바할이 지켰다. 골문은 이케르 카시야스의 몫이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승부수를 던졌다. 4개월의 징계가 끝난 루이스 수아레스를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선발로 출전시켰다. 중원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샤비 에르난데스가 지켰고, 수비라인은 제레미 마티유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헤라르드 피케, 다니 알베스가 나섰다. 골키퍼는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출전했다.
0의 균형은 일찌감치 깨졌다. 네이마르가 전반 4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흔들었다. 바르셀로나가 적지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한 골을 내준 레알 마드리드의 대반격이 이어지면서 흐름이 기울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종일관 거세게 바르셀로나를 몰아치며 동점골을 노렸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피케의 핸드볼 파울에 이은 호날두의 페널티킥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에도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허술했던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상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페페의 역전골과 벤제마의 쐐기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이 과정에서 바르셀로나는 전반 중반 메시의 연이은 두 차례의 슈팅과 후반 마티유의 중거리 슈팅을 제외하면 별다른 기회가 없었다.
이후에도 레알은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라모스와 페페, 카르바할 등은 상대의 공격을 번번이 무력화시키며 만회골의 빌미를 내주지 않았다. 공격 기회가 오면 4명의 공격수들이 한 번에 상대 진영을 파고들며 상대를 괴롭혔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공격도, 수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격은 번번이 상대의 수비에 막히기 일쑤였다. 경기 막판이 되자 측면에서 무의미한 크로스가 반복해서 올라왔다. 오히려 상대의 역습에 흔들리며 추가 실점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사미 케디라, 알바로 아르벨로아 등 수비적인 자원들을 연달아 투입하며 수비적인 안정감을 더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완전히 흐름을 가져온 상태에서 수비 자원이 더해지자 결국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졌다.
결국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놓치지 않은 레알 마드리드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엘 클라시코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가 큰 결과다. 팽팽했던 두 라이벌의 균형이 이제 확실히 레알 마드리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