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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문학=김명석 기자]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 마음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윤덕여 감독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햇다. 감독으로서 느꼈을 패배에 대한 아쉬움만큼이나, 90분 내내 투혼을 펼치고도 아쉽게 무릎을 꿇은 선수들이 떠오른 듯 했다. 윤 감독은 다행히 곧 마음을 추스르고 말을 이어갔지만,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던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준결승전에서 후반 48분 허은별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1-2로 역전패했다.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던 한국의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그야말로 잘 싸우고도 졌다. 상대는 한 수 위로 평가받던 북한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열세가 뚜렷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경기 내내 투지넘치는 플레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다. 오히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상대를 몰아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마지막 10초를 버티지 못했다. 3분의 추가시간이 거의 지나간 시점에 터진 상대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끝까지 잘 버텨내던 집중력이 마지막에 흐트러졌다. 이어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경기는 한국의 1-2 패배로 막을 내렸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아쉽게 진 결과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패배에 쓴소리를 던지는 관중들은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이날 경기 내내 보여준 선수들의 투지와 투혼을 향한 고마움의 박수이자, 고개를 숙인 선수들에게 고개를 떳떳하게 들라는 격려의 박수였다.

결국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야심찬 도전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러나 1경기가 남아 있다. 내달 1일 베트남과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경기가 아직 남아 있다. 투혼과 투지로 빛난 여자축구 대표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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