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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문학=김명석 기자] "북한에 졌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고 있다."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이 이를 악물었다. 북한과의 준결승을 고대하고 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리벤지(Revenge), '복수'의 기회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26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8강전에서 후반 28분 전가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북한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을 1-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한 상태였다. 두 팀은 오는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겨루게 된다.

특히 지소연은 북한전을 벼르고 있다. 지소연에게 북한전은 '아픈 기억' 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안방에서 치러진 동아시안컵에서도 북한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한국은 전반 20분 김수연의 선제골 이후 전반 37분, 38분 허은별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지소연은 "북한과의 경기는 아픈 기억 밖에 없다"면서 "특히 작년 동아시안컵에서 1-2로 졌던 당시의 기분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전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북한을 이겨야만 결승에 갈 수 있다"고 북한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소연에게 북한과의 4강전은 구겨진 자존심을 되살릴 기회이기도 하다. 지소연은 대만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슈팅 1개에 그치며 침묵했다. 경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본인 스스로도 "슬기롭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쉬웠던 경기력을 만회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뽐내야 한다.

더구나 지소연은 소속팀 첼시의 사정상 북한전이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이 강제차출할 의무가 없기 때문. 지소연에게 북한과의 4강전이 더할 나위 없이 큰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에 대한 설욕과 구겨진 자존심의 회복, 그리고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 29일 북한전을 앞둔 지소연이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축구화 끈을 꽉 조여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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