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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화성=김명석 기자] 변한 것은 없었다. 이기기는 했지만 영 개운치 못한 승리다. 어느덧 3경기째, 좀처럼 시원한 승리가 없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조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21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3차전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이종호와 김승대의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기고도 찝찝함을 감출 수 없는 경기였다. 시원한 골잔치를 기대했지만 앞선 경기에서 드러났던 답답한 공격이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앞선 두 경기의 흐름을 바꿀 기회였음에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라오스의 데이비드 부스(잉글랜드) 감독이 경기 후 "사람들은 더 크게 질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라며 "2실점이면 나쁜 점수가 아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광종 감독은 "2골 밖에 못 넣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긴 팀은 찝찝한데 진 팀은 만족스러워 하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이날 전체적인 경기 양상은 예상과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상대는 많은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했다. 한국은 반대급부로 61%라는 높은 점유율을 얻었다. 공격을 만들어갈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점유율을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시킨 경우는 많지 않았다. 개인기로 상대의 수비를 무너뜨리거나, 빠른 패스로 상대의 수비를 허물지 못했다. 오히려 무의미한 크로스가 이어지거나 세트피스가 허무하게 무산됐다. 주도권은 쥐고도 좀처럼 시원한 경기력이 나오지는 못했다. 앞선 경기들과 다르지 않았다.

물론 이날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컸다. 이종호, 이용재 등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많았다. 이광종 감독 역시도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이유는 그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나와 호흡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핑계일 뿐이다. 라오스는 일주일 훈련 후 대회에 참가한 팀이다. 감독이 선임된 지는 이제 겨우 2주째, 그것도 임시사령탑이다. 프로팀을 이끌다 협회의 요청으로 갑자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일부터 합숙훈련을 진행한 한국이 호흡 문제를 운운할 상황도, 그럴 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이광종 감독은 지난 말레이시아와의 첫 경기 직후 "앞으로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2경기를 더 치르고도 달라진 점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첫 관문은 무사히 통과했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제자리걸음이다. 과연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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