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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우즈베키스탄은 홍콩과 비겼고, 이란은 베트남에 졌다. 두 팀 모두 경기를 압도하고도 승리를 놓쳤다. 이광종호에게 던져진 중요한 메시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 안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지난 1차전에서 라오스를 3-0으로 완파한 사우디는 현재 한국과 A조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사실 사우디는 조 추첨 당시만 하더라도 까다로운 상대로 지목됐다. 조1위 여부는 사우디전이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광종 감독 역시 조추첨 직후 "사우디전만 잘 준비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디의 전력이 공개된 뒤 이광종 감독은 "사우디의 전력은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64%의 점유율 속에 슈팅수 13-3으로 크게 앞섰던 지난 말레이시아전과 경기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연히 전술의 포커스도 공격에 맞춰지고 있다. 이광종 감독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며 사우디전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말레이시아전 당시 공격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받았던 만큼 이번 경기는 더욱 상대의 수비를 공략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무게중심을 너무 공격에만 두면 그만큼 일격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자칫 경기를 주도하고도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1차전에서 이변의 제물이 된 우즈베키스탄, 이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광종 감독이 우승후보로 지목했던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차전에서 한 수 아래인 홍콩과 1-1로 비겼다. 당시 우즈벡은 슈팅수 16-4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5분 만에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이란은 더욱 처참한 결과물을 받았다. 15-5의 슈팅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 1-4로 대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슈팅 5개 중 4개를 골로 연결한 베트남의 결정력이 빛났지만, 경기를 압도하고도 4골이나 내준 이란의 수비 집중력이 더 큰 문제였다.

따라서 이광종호 역시 사우디전을 앞두고 역습에 대한 대비책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지난 라오스전에서도 사우디는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물론 상대가 한 수 아래였다고는 하더라도 일부 선수들의 경우 대비가 필요해보일 만큼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요주의 인물은 알감디 라에드 압둘라다. 당시 후반에 교체로 투입됐던 알감디는 상대의 측면을 허물며 1골 1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그를 왜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정도다.

또 이날 홀로 7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골을 터뜨린 알세리 살레 칼리드, 전반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던 알세리 아메드 하산 등도 역습 상황에서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만한 선수들로 꼽힌다.

더구나 수비적인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상대는 더욱 웅크려들 수 밖에 없다. 중동팀 특유의 이른바 '침대축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경기가 말려버릴 수도 있다.

물론 선수단 전원이 21세 이하로 구성된 사우디는 우리보다 한 수 아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신감이 방심으로 이어지게 되면 경기를 주도하고도 일격을 맞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리는 것 만큼이나 주장 장현수를 중심으로 수비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A조

- 대한민국 vs 사우디아라비아
- 18일 오후 8시, 안산와스타디움
- 중계방송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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