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꼭 한국 선수가 뛰고 있어서가 아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의 행보를 보노라면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써 '대형사고'를 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스완지시티는 3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 알 비언(이하 WBA) 전에서 네이선 다이어의 두 골과 길은 라우틀리지의 연속골을 앞세워 3-0 완승을 했다.

이날 경기는 다소 약체인 WBA와의 홈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였다. 크게 위협적인 기회는 내주지 않으면서 공격전개, 패스 연결, 압박과 탈압박 등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한 스완지였다.

날카로운 공격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15개의 슈팅 중 절반 이상(8개)이 유효슈팅으로 기록됐고 팀 패스성공률은 무려 89%에 달했다. 단 하나의 코너킥도 얻어내지 못했지만 간접 프리킥 등을 통해 맞춤전술에서도 위협적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현지시각으로 일요일 경기가 있기 전까지 스완지는 리그 2위에 올라있다. 3연승을 거둔 팀은 첼시와 스완지뿐이다. WBA 전은 공격이 빛났지만, 더욱 인정해줘야 할 것은 단 1실점밖에 하지 않은 수비력이다. 올 시즌 골 폭풍이 예상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1일 오전까지 3경기를 치른 팀 중 1실점밖에 하지 않은 팀은 스완지가 유일할 정도다.

고작 35세의 개리 몽크가 올 시즌 팀의 지휘봉을 잡기로 했을 때 불안함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이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뛰었던 수비진의 문제를 정확히 알고 개선한 점과 길피 시구르드손, 기성용 등 패스 마스터를 잘 활용해 한때 '백조 셀로나'라고 불렸을 정도로 좋았던 팀의 패싱게임을 살린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해 보였던 기성용을 설득시킨 것도 모자라 4년 재계약까지 일궈낸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형님' 지도력으로 스완지의 초반 돌풍을 가능케 했다.

팀의 선수단이 다른 강팀들에 비해 두텁지 못하다는 점에서 분명 스완지는 시즌이 흐를수록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뭉크 감독이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현재의 3연승에 기뻐해도 충분하다. 그 누구도 기대치 않은 행보였고 젊은 감독과 선수들(올 시즌 출전 선수 15명 중 9명이 26세 이하)은 '잘한다'는 칭찬에 더 잘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뜯어보면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분위기와 감독의 리더십'이라는 제대로 된 물살을 탔을 때 어떤 '대형사고'가 터질지는 그 누구도 예상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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