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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최근 FC서울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의 실화로 알려진 2002년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의 '머니볼 신화'가 떠오른다. 종목이 다른데다 국내축구와 해외야구라는 간극이 있어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 팀의 행보를 찬찬히 살펴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화려했던 직전시즌과 시즌 초 핵심선수 대거이탈

서울의 지난 시즌은 화려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결승까지 올랐고 1,2차전에서 패하지는 않았지만 원정 다득점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물론 준우승만으로 충분히 뛰어났다.

하지만 서울 최용수 감독은 아시아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한 팀의 핵심 공격수인 데얀은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득점왕 등극에 성공(19골)하는 등 서울의 2013시즌은 화려했다.

화려함으로 치면 메이저리그 오클랜드도 매한가지였다. 2001시즌 오클랜드는 102승을 달성,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의 승률(0.630- 1위 시애틀 매리너스 0.716)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제이슨 지암비는 MVP투표 2위에 올랐고, 투수 마크 멀더 역시 사이영상투표 2위에 선정되는 등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양 팀의 문제는 그 다음 시즌의 준비과정이었다. 서울은 공격의 핵심(데얀), 중원의 핵심(하대성), 수비의 핵심(아디)가 모두 빠져나갔고 외국인 선수 몰리나는 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날려야했다. 오스마르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영입도 없었다.

오클랜드 역시 자니 데이먼(외야수), 지암비(1루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마무리) 등 핵심선수가 이탈했지만 대체선수를 영입할만한 자금이 부족했다. 결국 스캇 해티버그(1루수), 채드 브래드포드(불펜) 등 값싼 선수로 메울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의 추락

핵심선수가 빠져나갔는데 제대로 메우질 못했으니 팀이 잘 돌아갈 리가 없었다. 서울은 시즌 초 12경기(리그, FA컵, ACL 포함)에서 2승 5무 5패에 그치며 끝없이 추락했다. 5월 중순에는 리그 11위까지 추락하며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까지 놓이기도 했다.


영화 '머니볼' 스틸컷

오클랜드 역시 5월 중순 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시련의 세월을 맞이했다. 지구 선두와 무려 10경기나 차이나면서 지난 시즌 102승 팀의 위엄은 온데 간데 없어보였다.

▶반격의 서막… 화려한 부활

서울의 반격은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7월부터 시작됐다. 서울은 후반기 시작 후 치른 13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폭주했다. 공식적인 전적은 6승 6무 1패지만 승부차기로 이긴 두 경기(FA컵 16강, ACL 8강 2차전)를 포함하면 8승 4무 1패다. 특히 최근 6경기 전적은 5승(포항전 승부차기 승 포함) 1무로 서울을 막을 팀은 아시아를 통틀어도 없어 보인다.

자연스레 서울의 순위는 11위에서 7위까지 올라갔고 다음 경기인 31일 제주전 결과에 따라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까지도 점령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FA컵은 준결승까지 진출했고 ACL에서도 동아시아팀 중 유일하게 4강에 올라 지난 시즌 이루지 못했던 정상 탈환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몰리나의 복귀, 스리백의 안정화, 유상훈·이웅희 등 신예들의 활약이 서울의 건재함을 알리는데 초석이 됐다.

오클랜드 역시 6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하며 지구 꼴찌에서 1위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특히 영화 '머니볼'에서 다뤄졌듯 오클랜드는 8월14일부터 9월5일까지 20경기 모두를 이기며 1947년 뉴욕 양키스의 19연승 기록을 넘어섰다. 빌리 빈 단장의 트레이드와 선수들의 응집력이 일궈낸 결과물이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물론 아직 서울은 시즌을 마치지 않아 기적의 2002년 '머니볼' 야구와 비견하기에 섣부를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서울의 시즌 초 부침과 최근의 폭발적인 행보 등을 보면 감히 서울판 '머니볼'의 탄생을 꿈꾸게 한다.

  • 영화 '머니볼' 포스터,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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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4/08/29 14:23:08   수정시간 : 2014/08/29 15: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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