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트라이커 육성할 토대 잃은 환경 지적

연합뉴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의 국가대표 재승선을 통해 한국 축구의 부정적인 체질을 지적했다.

최 감독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앞두고 "이동국의 발탁은 한국 축구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스트라이커 자원이 너무 부족해 35세 베테랑인 이동국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을 큰 틀에서 안타까워하는 말이었다.

최 감독은 베테랑 프로축구 지도자로서 K리그의 현실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우승을 하려면 15골씩을 넣는 스트라이커 2명과 7∼8골씩을 넣는 측면 공격수들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K리그에서) 15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를 찾을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치러낸 국가대표 사령탑 출신으로서도 득점력이 높은 스트라이커의 부족을 체감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는 박주영, 김신욱이 갔지만 대표팀 감독을 누가 맡더라도 김신욱, 박주영, 이동국 외에 누구를 고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뒤에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아예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한국 축구에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을 젊은 선수들의 해외진출과 K리그 감독들의 고용불안에서 찾았다.

그는 "손흥민처럼 특출한 선수가 아니라면 20대 초반에 해외에 진출해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해외 리그에 진출하지만 주전경쟁에서 밀려 기량을 꽃피울 귀중한 시기를 놓친다는 설명이다.

최 감독은 "K리그에서도 (기량이 덜 무르익은) 젊은 공격수를 집중적으로 기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스트라이커 문제가 성적 지상주의의 폐단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시간에 결실을 보여줘야 하는 구단들의 성과주의 행정 때문에 K리그 지도자들이 젊은 공격수를 꾸준히 내보내 기량이 정상권으로 오르도록 기다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이동국을 다음 달 5일, 8일 열리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 출전할 국가대표로 내정했다.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걷는 이동국은 지금까지 99차례 A매치에 출전한 베테랑으로서 국가대표에서 사실상 은퇴한 것으로도 관측됐으나 최근 선전으로 다시 부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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