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스포츠코리아 제공
명분은 충분하다. 실리도 기대할 수 있다. '라이언킹' 이동국(35·전북)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국이 오는 9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 공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동국은 약 1년2개월 만에 대표팀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황은 맞아 떨어진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9월 A매치 해외파 소집 명단에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 소속팀이 없는 박주영은 제외됐다.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05)은 최전방 공격수와는 거리가 멀다. 해외파 가운데 이동국의 경쟁자는 없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동국과 견줄 후보를 찾기 어렵다. 그는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가진 최고 공격수다. 골을 넣을 때마다 역사가 새로 쓰인다. 올 시즌 활약도 변함이 없다. 득점과 공격포인트에서 각각 10골과 16개로 2개 부문 선두다. 소속팀 전북도 리그 1위다. 결국 그는 리그 1위팀을 이끄는 득점 1위 공격수다. 그를 제외할 만한 명분은 사실 없다.

마침 경쟁자라고 할 만한 다른 선수들은 모두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됐다. 이종호(22·전남), 김신욱(26·울산), 김승대(23·포항) 등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 모두 아시안게임 대표다. 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 대표에 발탁된 선수들은 9월 대표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결국 기록에서도, 후보군에서도 이동국은 홀로 빛나고 있다.

또 이번 9월 A매치를 신태용 전 성남코치와 박건하, 김봉수 코치가 이끈다는 점도 이동국에게는 호재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신태용 코치 선임 이유 중 하나로 'K리그를 경험해본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 선발시 K리그 활약에 큰 비중을 두겠다는 의미다. 그의 발탁 가능성에 무게가 기우는 이유다.

이동국 본인에게도 기회다. 그의 A매치 출전 기록은 현재 99경기에서 멈춰 있다.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의미하는 센추리클럽 가입에 단 1경기만이 남았다. 선수 개인의 명예 외에도 한국 축구사에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이 될 수 있다.

물론 반론은 있다. 한국축구는 현재 과도기다. 런던올림픽 세대와 젊은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진행중이다. 2018년 월드컵을 바라보고 길게 호흡해야 하는 시기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 외에도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의 준비기간이 워낙 짧다. 적어도 아시안컵까지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최대한 만들어진 전력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동국의 발탁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선택이다. 태극마크를 단 라이언킹의 포효를 다시 볼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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