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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분명 한쪽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을 때, 그리고 다른 쪽은 뻔히 불리한 위치에 있을 때 우리는 '갑을(甲乙)'의 관계라고 한다. 지금 딱 기성용과 나머지 팀들간의 관계가 딱 '갑을'관계에 있다. '갑' 기성용은 서두를 것이 없다.

30일(현지시각) 웨일스 현지언론인 웨일스 온라인, 영국 스포츠매체 스카이스포츠 등은 스완지시티의 신임감독 개리 몽크 감독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이 인터뷰에서 몽크 감독은 기성용을 잔류시킬 것임을 천명했다.

몽크 감독은 "난 이미 기성용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이며 좋은 선수인지 말한 바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인진 모르지만 스완지 유니폼을 입고 그의 최고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에게 진짜 스완지시티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를 잔류시키고 싶다.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며 프로페셔널하다. 그와 좋은 얘기를 나눴다. 다음주 중으로 기성용 측과 재계약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그를 스완지에서 계속 뛰게 하고싶다"며 기성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다 2012년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기성용은 당시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600만 파운드(약 104억원)에 사인했다. 첫 시즌을 스완지시티에서 보낸 그는 지난 시즌 선덜랜드로 임대돼 뛰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다시 스완지로 돌아온 기성용의 계약은 내년 여름까지 1년 남았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1무2패로 최악의 성적을 거두는데도 그만큼은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프리미어리그 유수클럽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원소속팀 스완지가 보여줬듯 기성용을 원하는 클럽은 표면적으로 스완지 시티, 애스턴 빌라, 아스널 등이 있다. 먼저 기성용이 스완지에 잔류하는 선택지가 있다. 잔류해서 이렇게 자신을 원하는 몽크 감독의 지휘를 받으며 내년 계약만료 때까지 뛰는 방법이 있다.

물론 스완지는 기성용과 재계약을 체결하고 1년을 더 활용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야 자유계약으로 기성용을 보내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성용 측은 스완지에서 남은 1년을 뛰더라도 재계약 없이 뛰며 자유계약으로 내년 이적시장을 노리는 방법이 좋을 수 있기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그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팀은 애스턴 빌라도 있다. 빌라는 셀틱 시절부터 기성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감독 폴 램버트가 구단주 측에 강력히 기성용 영입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기성용 입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클럽이면서 주전 기회를 줄 수 있는 빌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골닷컴 등을 통해 '빅클럽' 아스널이 기성용을 원한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수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새로운 아스널을 꿈꾸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미드필더 보강을 원하고 있고 기성용이 그중 하나라는 언급이었다.

선수로써 꿈인 빅클럽에서 뛰는 것은 영광스럽다. 평생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스널은 이미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들이 즐비해 주전 경쟁이 쉽지 않다. 그러나 제안이 사실이라면 못갈 이유도 없는 팀이 바로 아스널이다.

기성용은 월드컵에서의 맹활약과 그의 탁월한 패스능력(ESPN 선정 최근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패스성공률 1위, 92%)은 어느새 그를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갑'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만들었다. 기성용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성용은 지금 급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 조급해 하지 말고 찬찬히 따져보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하는 것이 바로 기성용의 현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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