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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축구가 태동한 지 어언 150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제 메시는 14일(이하 한국시각)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을 통해 축구의 처음이자 끝은 그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할 시간을 맞게 됐다.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홀로 결승전까지 끌고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번 월드컵에서 맹활약했다. 첫 경기 보스니아전 골과 조별리그 2차전 이란의 질식수비에 목졸리던 아르헨티나를 경기 종료 골로 구원해냈으며 3차전에서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두 골을 넣으며 조별리그 3경기 4골로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이끌었다.

토너먼트인 16강전부터 4강까지는 도움 하나(16강 스위스전)에 그쳤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자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아르헨티나를 결승에 올렸다. 4강전에서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정신적 리더'로서의 모습까지 보였다. '실력이면 실력, 리더면 리더'로서의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낸 월드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승전은 아르헨티나를 떠나 메시 자신에게 역사적인 커리어의 화룡정점을 찍을 처음이자 마지막기회다.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라는 A그룹과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푸스카스(헝가리), 디 스테파노(아르헨티나), 에우제비오(포르투갈)이 포진한 B그룹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공통적으로 모두 축구역사를 관통한 전설적인 선수들이지만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클래스를 구분짓게 한다. 그리고 이 차이가 축구 역사 속에 에우제비오, 푸스카스, 요한 크루이프보다 펠레, 마라도나, 베켄바우어의 이름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다.

올해의 선수상 4회, 올림픽 금메달,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등 메시는 현대축구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득점기록은 역대 어느 선수도 이루지 못한 금자탑을 쌓았다. 펠레나 마라도나도 클럽 경력을 놓고 보면 메시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다른 건 월드컵 우승 트로피 하나밖에 없다.

메시는 당장 은퇴를 해도 축구 역사에 남을 전설이다. 하지만 현 세대가 지나고 후손들이 '메시는 월드컵 우승 한번 못해봤네요'라고 얘기한다면 '그렇지만…'이라는 왠지 모를 변명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에 우승컵을 차지하면 자랑스럽게 후손들에게 '축구는 메시라는 한 인물로 기억되며 그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없는 너희들이 안타깝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메시는 이번 결승전을 끝으로 축구가 그 자신이 최고였던 스포츠로 각인되게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축구역사 150여 년 동안 최고 선수의 가장 중요한 경기를 마주하게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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