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축구회관=이재호 기자] 참 우여곡절도 많았다. 홍명보(45) 감독이 월드컵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것은 2013년 6월 24일. 그로부터 약 381일(만 1년 15일)만에 결국 홍 감독은 옷을 벗었다. 아니 벗을 수밖에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슴이 무겁고 아프다. 월드컵 출발전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얘기했는데 희망을 못 드렸다. 실망감만 드렸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로서 이 자리를 떠나겠다"며 사퇴를 표명했다.

단 1년 조금 넘게 있었던 국가대표 감독 자리지만 논란은 어마어마했다. 먼저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것은 1월 미국 전지훈련이었다. 막대한 예산으로 브라질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했지만 멕시코에게 0-4로 패하는 등 경기력에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다. 이에 '전지훈련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홍명보를 흔들었다.

이후에는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자신의 원칙을 깨고 선발한 '엔트으리' 가 문제였다. 홍 감독은 부임 당시 "소속팀에서 꾸준히 나오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박주영, 윤석영, 지동원 등을 선발하며 스스로 원칙을 깼고 이에 국민들은 실망했다.

게다가 박주영이 봉와직염으로 국내에 돌아와 치료를 받고 재활이 필요하자 축구협회시설과 코치를 이용케한 일명 '황제훈련' 논란도 홍명보호에 큰 타격을 입혔다.

23인 최종엔트리가 발표되고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 출정식(튀니지전)때는 기성용이 애국가 중 왼손으로 경례를 한 이른바 '왼손 경례'논란까지 터지며 국내를 떠나기 전까지도 시끄러웠다.

결국 1무2패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한 직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 역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책임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 축구협회 마저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고 결국 여론은 홍명보에 대한 비난에서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으로 더욱 확산됐다.

또한 유임 발표 후 한 매체에 의해 홍 감독이 월드컵 준비 기간 중에 땅을 구매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홍 감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벨기에전 직후 회식논란도 문제가 됐다. 지난달 28일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대표팀은 당시 졸전으로 경기력과 정신 자세에 대한 비판이 일던 상황임에도 음주가무를 겸한 회식을 즐긴 동영상이 유포됐다.

특히 공개된 동영상 속 한국 선수단이 현지 가수로 추정되는 여성과 스킨십을 하며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되자 홍명보 감독과 한국 선수단을 향한 비난은 더 붉어졌다.

이에 홍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해 그 자리를 마련했다.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너무 컸고 그 부분을 위로해 주고 싶었다"며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말했다.

이외에도 언급하지 않은 자잘한 논란까지 이 모든 일은 단 1년 조금 넘는 시간에 나온 일들이다. 그야말로 홍명보호는 논란의 양성소였고 사퇴하는 날 마저 회식논란이 터지면서 끝까지 논란에 얼룩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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