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홍명보 유임 발표 후 SNS에 의미심장한 글 남겨 파장

축구선수 차두리가 홍명보 감독의 유임이 발표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98년엔 왜? 혼자서…"라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차두리 트위터 캡처
[스포츠한국미디어 추진혁 기자] 차두리(34·FC 서울)가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과 2010년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차두리는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98년에는 왜....??? 혼자서..."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유임 결정을 내린 직후 올라온 글인데다, 차두리의 부친인 차범근 감독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사령탑을 맡았다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세한 부가 설명은 없었지만 차 감독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사령탑을 맡았지만 대회 도중 경질된 것을 언급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차두리는 과거 인터뷰에서도 차 감독이 프랑스 월드컵 참패의 모든 책임을 떠안고 경질돼 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차 감독은 1998년 월드컵 최종예선을 6승 1무 1패라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 통과해 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 치른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주전 공격수 황선홍을 무릎 부상으로 잃는 악재를 당했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전 1-3, 네덜란드전 0-5 대패 이후 짐을 싼 바 있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성적은 1무 2패,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가 거둔 성적도 1무 2패다.

축구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홍명보 감독을 유임시켰다. 벨기에전 0-1 패배 이후 홍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협회 측은 홍 감독에게 준비 기간이 부족했고 자신들의 행정적인 문제도 있었음을 시인하며 홍 감독의 사퇴를 만류했다.

과거 협회는 대표팀 감독들의 성적이 부진할 경우 그 자리를 흔들었다. 차 감독 뿐 아니라 움베르트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레, 핌 베어벡, 조광래 감독 등이 월드컵 지역 예선과 아시안컵 성적을 이유로 경질됐다.

물론 다른 국가 대표팀 감독들도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를 내놓는다. 하지만 홍 감독에만 유난히 관대한 협회의 결정에 대해선 차두리 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팬들이 의문점을 갖고 있다.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홍 감독 스스로가 경기력 향상과 그에 따른 성적으로 협회의 '의리'를 증명할 수 있어야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