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이닷컴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상식을 벗어난 선수 선발은 결국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예견된 참사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홍명보호가 초라한 성적을 안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 브라질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기적을 바라며 밤잠을 설쳤던 국민들에게 또 한 번 허탈감만을 줬다.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잡음이 생겼다. 홍명보 감독 스스로가 직접 세운 원칙을 깨트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꾸준하게 출전하는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한 박주호, K리그 핵심 미드필더로 떠오른 이명주 등은 모두 그러한 조건에 부합했다.

그러나 이명주는 최종 탈락했다. 박주호는 김진수가 부상으로 낙마하고 나서야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대신 박주영, 윤석영, 지동원 등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2012년 런던 올림픽 멤버'들이 부름을 받았다. 상식을 벗어난 이른바 '의리 논란'이 불거진 시점이다.

상식을 벗어난 행보는 본선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원칙을 깨면서까지 소집한 박주영과 윤석영은 주전으로 낙점됐다. 평가전 내내 불안했던 정성룡도 홍 감독은 1, 2차전에서 주전으로 내세웠다. 결국 이들은 제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대안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들이 있었다. K리그에서 맹활약한 김신욱과 김승규가 그랬고,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풀백으로 떠오른 박주호가 그랬다. 그러나 이들은 제한적인 출전시간을 부여받거나,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선수 선발 과정부터 시끄러웠던 잠음은 결국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홍명보호의 선택이 틀린 셈이다. 덕분에 '이럴 줄 알았다'는 비난 여론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모든 건 원칙을 스스로 깨트리고, 상식을 벗어난 선수 선발을 한 홍명보 감독이 감수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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