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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월드컵의 소중함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아서였을까. 2-4 참패에도 이근호(29)와 구자철(25)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한국의 두 번째 골을 이근호는 도움을, 구자철은 골을 기록하면서 4년 전 함께 `눈물의 라면'을 나눠 먹던 사연이 떠오르게 했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준 탓에 후반 두 골을 만회하고도 2-4로 분패했다.

참패였고 그 어떤 희망이나 긍정적 사고가 힘들 정도로 침울한 경기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후반 27분 이근호는 도움을 기록하고 구자철은 골을 넣으면서 메마른 땅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침 이들은 모두 월드컵에 탈락한 아픈 경험이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 최종 26명의 명단까지 들어 오스트리아 전지훈련까지 함께 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에 탈락 통보를 받고 오스트리아에서 남아공행 비행기가 아닌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최근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구자철은 "당시 월드컵 엔트리에 탈락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근호 형이랑 함께 5년 만에 처음으로 라면을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자철은 "왜 어른들이 그러지 않느냐, 선수들한테 라면이 안 좋다고. 그래서 몸 관리를 위해 라면을 안 먹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근호형이 먼저 라면을 시켰고, 그날따라 너무 먹고 싶어서 같이 시켰다. 5년 만에..."라며 두 선수의 슬픈 사연을 공개했다.

이근호 역시 "당시 엔트리를 탈락하고 귀국할 때 너무 (정신적으로)힘들어서 카메라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정상적인 출구가 아닌 다른 출구로 공항을 빠져나왔다"며 당시의 아픔을 말했다.

결국 2010 남아공월드컵 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맛보며 비행기에서 '눈물의 라면'을 먹었던 두 선수가 4년 후에는 대표팀의 중심선수가 돼 알제리전에서 서로 도움과 골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는 참패했지만 이들이 지난 4년간 준비한 땀과 눈물의 시간은 함께한 골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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