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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경기전부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경기는 박지성(33·은퇴)의 존재가 부각된 바 있다.

잉글랜드의 전 국가대표 폴 스콜스가 “잉글랜드에는 박지성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그 이유로 스콜스는 “안드레아 피를로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이다. 시간과 공간을 주면 상대를 무너뜨린다”며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AC밀란과 맞설 당시 0-3으로 패했다”고 이탈리아에서 가장 경계할 선수로 꼽았다.

스콜스의 해법은 박지성의 역할을 할 적임자를 찾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었을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구체적인 지시를 했고, 피를로를 완벽하게 묶었다”며 “잉글랜드에도 박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잉글랜드의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 역시 이에 동조했다.

피를로 역시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퍼거슨은 박지성에게 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지시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처음 나온 핵과 같은 선수다”며 박지성을 칭찬하면서도 “그는 자신을 던져 나를 막았다. 마치 맨유의 사냥개 같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날 열렸던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피를로를 막을 박지성 역할을 잉글랜드에서 누가 하느냐가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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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던 핸더슨 등 피를로의 중원 조율을 막아야했던 잉글랜드 선수들은 그 누구도 피를로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고 도리어 전반 35분 이탈리아의 오른쪽 코너킥에서 피를로의 환상적인 '공 흘리기'에 당하며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마르키시오는 한번 잡아놓은 뒤 자유로운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문을 가른 것. 피를로의 센스에 완전히 무너진 잉글랜드였다.

피를로는 이날 경기에서 패스성공률 96%를 기록할 정도로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는 피를로가 지배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결국 잉글랜드는 피를로를 막을 '박지성'의 대안을 찾지 못했고 이탈리아에 1-2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 공식 MOM(Man Of the Match)에는 결승골을 넣은 마리오 발로텔리가 선정됐지만 이날 경기의 실질적인 MOM은 피를로가 봐도 무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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