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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재호 기자] 박지성(33·PSV 아인트호벤)이 수원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자신의 ‘축구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낸 박지성의 플레이에 경기장을 찾은 국내 팬들은 열광하고 환호했다.

박지성은 22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PSV 코리아투어 박지성 은퇴경기 수원과 PSV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51분을 뛰고 교체해 나갔다.

박지성의 출생지가 수원으로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긴 하지만 그가 태어난 곳은 서울이다. 그 스스로도 지난 14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사회자의 입을 빌려 “출생지는 서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수원이 박지성에게 특별한 것은 수원은 그가 초등학생 시절 처음 축구화를 신고 청소년기를 보낸 ‘축구고향’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전 국민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킨 바 있다. 또한 2003년 7월20일에는 PSV 소속으로 피스컵 LA갤럭시전에 출전해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이번 은퇴경기의 첫 번째 경기 역시 수원에서 하게 돼 의미가 깊은 도시다.

수원 팬들 역시 박지성을 환영하는 의미로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수원 삼성의 공식 서포터인 그랑블루와 관중들은 박지성이 공을 잡을 때마다 환호를 보낸 반면 다른 PSV의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야유를 하며 경기를 관전했다.

박지성 역시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으로 빅버드를 찾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지성은 전반 19분 중앙 돌파에 이은 패스로 왼쪽 윙으로 나선 자카리아 바카리에게 기회를 주는 등 바카리와 멋진 호흡을 맞췄다.

전반 22분에는 바카리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드리블로 시선을 끈 후 침투하는 박지성에게 패스했고 박지성은 그대로 이어받아 한번을 드리블 후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비록 받아주는 선수가 없어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두 선수의 콤비플레이가 빛난 장면이었다.

전반 25분, 박지성은 달려가는 최전방 공격수 알렉스 샬크를 보고 침투 패스를 했고 이를 이어받은 샬크는 드리블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밖으로 나갔지만 박지성의 센스 있는 패스가 빛난 공격이었다.

박지성은 곧장 이어지는 공격에서 이날 경기 자신의 유일한 슈팅까지 기록했다. 중앙에서 순간적으로 공을 잡자 지체하지 않고 중거리슈팅을 날린 것. 비록 골키퍼 정면을 향했지만 박지성의 모든 플레이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왜 환호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슛이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동안 박지성이 수원 삼성의 명예선수로 위촉되자 빅버드는 박지성을 부르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그리고 후반 6분 박지성이 파샤드 누어와 교체해나가며 이날 경기를 마치자 수원 서포터들은 박지성의 PSV 공식 응원가인 ‘위송빠레’를 부르며 그의 수원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아쉬워했다.

박지성이 이제 선수로서 수원을 찾는 것은 이날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수원 팬들과 함께한 마지막 밤은 그 어느 밤보다도 아름답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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