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시뮬레이션 액션에 '벌금 폭탄' 예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 내려고 심판을 속이려는 선수들의 '시뮬레이션 액션(일명 할리우드 액션)'에 대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태극전사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FIFA가 최근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에 배포한 '징계 규정' 자료를 보면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경고를 받은 선수에게 1만 스위스 프랑(약 1천172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비교하면 무려 2배나 인상한 금액이다.

시뮬레이션 액션에 따른 벌금은 경고 누적이나 직접 퇴장에 따른 벌금(7천500 스위스 프랑·약 880만원)보다도 높다.

그만큼 FIFA가 심판들의 오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의 '거짓 행동'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승패가 엇갈리거나 억울하게 퇴장을 당하는 사례가 많이 나왔다.

마치 얻어맞거나 걷어차인 양 얼굴을 감싸고 그대로 주저앉는 일부 선수들의 연기력이 날로 진화하면서 FIFA도 시뮬레이션 액션 몰아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액션에 심판이 제대로 속은 사례는 직전 대회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와 뉴질랜드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불거진 이탈리아 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은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이탈리아는 0-1로 뒤지던 전반 29분 문전에서 다니엘레 데로시가 뉴질랜드 수비수 토니 스미스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동점골로 만들어 힘겹게 1-1로 비겼다.

스미스가 데로시의 유니폼을 살짝 잡아댕겼지만 데로시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나자빠지는 과장된 연기를 펼쳐 주심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시뮬레이션 액션에 심판이 제대로 걸려든 상황이었다.

또 G조의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도 코트디부아르의 카데르 케이타가 브라질의 공격수 카카에게 맞은 양 얼굴을 감싸쥐고 그라운드를 뒹구는 동작으로 주심을 속여 카카를 경고누적으로 퇴장시킨 사례도 팬들의 기억에 또렷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시뮬레이션 액션뿐만 아니라 다른 경고에 대한 벌금도 강화됐다.

직접 또는 경고 누적 퇴장,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다가 경고를 받아도 7천500 스위스 프랑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각각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보다 2천500 스위스 프랑이나 오른 액수다.

더불어 한 팀에서 선수나 코칭 스태프들이 받는 누적 경고의 수가 5개를 넘으면 1만5천 스위스 프랑(약 1천760만원)의 벌금이 해당 팀에 부과된다. 여기에 팀 누적 경고가 1장씩 늘어날 때마다 3천 스위스 프랑의 벌금을 더 내야 한다.

특히 동일한 반칙으로 경고를 두 차례 이상 받으면 5천 스위스 프랑(약 586만원)의 벌금이 따로 부과되는 등 옐로카드 하나하나가 곧 벌금으로 이어지는 만큼 '페어플레이'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경고에 따른 벌금은 누가 내야 할까.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선수가 내야 하지만 국가를 대표해 경기에 나선 만큼 축구협회가 대신 내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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