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런던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우리팀에 분위기 메이커가 있는걸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홍명보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한 대한체육회의 대처 과정 중 불거진 미숙한 행정처리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해명 공문 보낸 문제는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박종우가 동메달 시상대에 함께 서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박종우는) 우리 팀에 많은 공헌을 했고 충분히 자격 있는 동메달리스트"라고 입을 열었다.

홍 감독은 "대한체육회의 결정으로 런던에서 귀국 후 열린 환영 행사나 만찬에 박종우가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며 "그런 행정적 문제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다.

홍 감독은 "(그래서 박종우가 불참한다면) 우리 팀이 처음과 끝을 같이해야 한다는 제 뜻에 맞지 않고, 감독으로서 마지막까지 그 선수와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박종우에게 직접 전화해 환영 만찬에 참석하라고 얘기했다"며 "그것이 감독으로서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가 문제가 되자 다음날 열린 시상식에 불참했다. 12일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열린 해단식에서도 박종우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지만 홍감독의 전화를 받은 후 13일 열린 기념만찬에는 참석해 동료와 함께할 수 있었다.

박종우는 11일 오전(한국시각)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3ㆍ4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관중석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푯말을 건네받아 그라운드를 누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고 판단, 메달 수여를 보류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이를 해명하는 공문을 보내 국민적인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홍 감독은 향후 거취에 대해 당분간 재충전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모든 에너지와 지식을 올림픽에 쏟아 부어 완전히 소진된 상태"라며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축구 지도자로서 활약하려면 새로운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싶다"고 말해 해외 유학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월드컵 대표팀 감독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최강희 감독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현재 월드컵 감독직과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은 적 없고 제안이 오더라도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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