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최종 엔트리 발표
18명 똘똘 뭉치게 만들고 소속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런던 올림픽에 나갈 최종 엔트리 1 8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의 승부수는 팀 워크였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최종 엔트리 18명을 발표하면서 "대표팀의 키워드는 팀이다. '죽어도 팀 살아도 팀'이 돼야 한다"며 팀 워크를 강조했다. 팀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 선수 선발의 기준이 됐다. 홍 감독은 와일드 카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는 27세 동갑내기 박주영(아스널)과 정성룡(수원), 김창수(부산)를 뽑았다.

팀 워크를 최우선시 하는 점은 예비 엔트리 활용 방법에서도 나타났다. 홍 감독은 예전과 달리 예비 엔트리 선수를 런던에 데려가지 않을 것임을 못 박았다. 이전의 올림픽 대표팀은 부상 변수 등을 고려해 선발한 예비 엔트리 4명을 본선 무대까지 데려가 훈련을 함께 했다. 홍 감독은 "예비 선수들의 멘탈적인 부분과 기존 선수들간 호흡이 걱정되기 때문에 18명만 런던에 가서 훈련할 계획이다. 설사 부상자의 발생으로 예비 엔트리가 최종 명단에 포함되더라도 경기에 나서기보다는 서포터 역할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명단을 '비전력'으로 분류한 것은 철저한 학습과 계산에서 비롯됐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이 예전의 상황들을 치밀하게 검토하고 조언을 구한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 18명을 똘똘 뭉치게 만들고 소속감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홍 감독은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훈련하고 있는 공격수 박주영은 이번 주부터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경기적인 측면의 훈련도 하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며 "자신이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는다는 게 염려스러운 부분이지만 대표팀에서 맡은 역할이 큰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책임감이 높을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명보호'에서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로 김현성(FC서울)이 선택됐다. 홍 감독은 "예선전에서 터프한 경기도 있을 것이다. 김현성의 제공권 능력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공격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18명 명단 중 부산 아이파크 출신이 3명(김창수 박종우 이범영)으로 가장 많았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와 J리거가 11명이고, K리거는 7명으로 꾸려졌다.

'홍명보호'는 내달 2일 소집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14일 국내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 날 런던으로 떠난다. 그리고 본선 무대를 앞두고 20일 세네갈과 마지막 친선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이정수 소속 팀서 동의 안해
김창수, 중앙 수비수 대타로 깜짝 발탁

'홍명보호'가 수비수 김창수(27ㆍ부산)를 와일드 카드(23세 이하 초과 선수)로 깜짝 발탁했다.

홍명보 감독은 김창수의 발탁에 대해 "홍정호의 부상으로 이를 대체할 중앙 수비수 요원을 찾았다. 어제 저녁까지 이정수의 답변을 기다렸는데 소속팀 알 사드에서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차선책으로 김창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김창수는 양쪽 사이드를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확실한 윙백 자원인 김창수를 택하면서 장현수와 김영권 황석호를 전문 중앙 수비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창수는 그 동안 와일드 카드에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어 홍 감독의 깜짝 승부수로 보인다. 200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면서 프로에 발을 내디딘 김창수는 2008년 부산으로 이적한 뒤 K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8경기 2골을 기록한 김창수는 위세를 떨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의 '질식 수비'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어제 안익수 감독님이 말해줬다. 소식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명단에 포함됐던 김창수는 본선에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해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예전에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들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역대 올림픽 와일드 카드 명단

1996 아틀랜타 황선홍 하석주 이임생(이경춘)

2000 시드니 김도훈 강철 김상식

2004 아테네 유상철 정경호

2008 베이징 김정우 김동진

2012 런던 박주영 정성룡 김창수

*이경춘은 이임생 부상으로 교체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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