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권용남(맨 앞)이 11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왼발 발리슛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제주 제공
연습생 출신 권용남(26ㆍ제주 유나이티드)이 3년 만에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축구인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권용남은 11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왼발 발리 슛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권용남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인생을 살았다. 2009년 제주에서 연습생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권용남은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한 뒤 이듬해 내셔널리그 천안시청으로 둥지를 옮겼다. 단국대 시절 공격수였던 권용남은 제주에서 측면 수비수로 변신을 했지만 새로운 포지션이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이동남 홍보팀장은 12일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우리 구단에서 천안시청에 1,200만원을 보조하고 있었다. 권용남 선수를 방출했다기 보다는 천안시청에 위탁교육을 맡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천안시청에서 원래 포지션인 공격수로 다시 복귀한 권용남은 작년 내셔널리그에서 13골, 7도움을 올리는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권용남은 지난해 겨울 천안시청이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박경훈 제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시 '친정팀'으로 복귀하는 기회를 잡았다.

K리그 데뷔골을 결승골로 넣은 권용남은 "천안시청으로 갔을 때는 K리그로 다시 올라와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 오직 축구 생각만 했다"고 고생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권용남은 "출전 경기수에 연연하지 않고 오랫동안 프로에서 뛰고 싶은 마음 뿐이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진흙에 묻혀있던 진주를 발굴한 박 감독은 "권용남은 측면과 섀도우 스트라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앞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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