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질랜드 개막전 3만4,357명, 승부는 0-0

지소연(왼쪽)이 17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피스퀸컵 수원 국제여자축구대회 뉴질랜드와 개막전에서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중거리 슛을 날리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남자 축구대표팀과 K리그 명문클럽 수원의 경기가 아니었음에도 구름관중이 운집한 '빅버드'에는 축구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최 대회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의 여자축구 무대인 피스퀸컵에서 달라진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이 확인됐다. A조 한국과 뉴질랜드의 2010 피스퀸컵 수원 국제여자축구대회의 개막전이 열린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한국 여자축구 경기 사상 최대 관중이 몰렸다.

3만4,357명이 이날 공식 집계된 관중 수. 이는 2008년 피스퀸컵 개막전 관중 3만2,482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여자축구에 대한 폭발적인 축구팬들의 관심은 20세 이하와 17세 이하 여자대표팀의 연이은 쾌거가 바탕이 됐다.

여자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한양여대)의 화려한 개인기와 김나래(여주대)의 폭발적인 중거리포 등은 20세 이하 대표팀의 세계 3위 영광과 감동을 재현하는 듯했다. 특히 김나래는 전매특허인 강력한 프리킥슛으로 골대만 2차례를 맞히는 '쇼'를 보여줬다. 전반 9분과 15분 김나래가 30여m 밖에서 날린 슛은 골대 크로스바 강타하는 바람에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지소연의 멋진 드리블 돌파와 적극적인 문전 쇄도도 분위기를 달궜다. 지소연은 전반 28분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대 위 네트를 맞혔다. 또 후반 18분 권하늘의 크로스를 아크 안에서 논스톱 발리슛으로 때렸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이날 한국과 뉴질랜드의 '골대 맞히기 쇼'로 경기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김나래의 2차례를 포함에 전반에만 모두 4차례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결국 득점에 실패했지만 적극적인 공격과 몸싸움으로 남자 못지않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스트라이커 지소연은 "오랜 만에 A매치 경기를 홈에서 했고, 생각지 못했던 구름관중이 몰려 경기를 하는 내내 행복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쳐 이 같은 열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뿌듯해했다.

한편 1차전을 득점 없이 비긴 한국(FIFA 21위)은 19일 세계랭킹 9위의 강호 잉글랜드와 결승전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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