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나이에 국가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한 `한국 축구의 희망' 기성용(20)은 2010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8세이던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뛴 기성용은 2008년에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인 올림픽 대표로 뽑혀 베이징 올림픽에도 참가했고, 이제는 A대표팀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A대표팀 막내인 기성용은 지난해 9월 요르단과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나서 올해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17경기를 뛰면서 4골이나 넣었다.

요르단과 경기부터 대표팀이 치른 A매치가 20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기성용은 200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청소년선수상을 받는 등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이미 아시아권의 유망주 가운데에서는 최고 선수임을 공인받은 셈이다. 한국에서 올해의 청소년선수상을 받은 것은 이천수(2002년), 박주영(2004년)에 이어 기성용이 세 번째였다.

기성용은 이제 새해가 밝으면 더 큰 무대에 올라 기량을 펼쳐보이게 된다.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에서 활약했던 기성용은 내년부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인 셀틱FC 유니폼을 입는다.

기성용은 2010년 1월1일부터 4년간 셀틱에서 뛰기로 계약했다.

이적료와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적료가 한국 선수로는 적지 않은 200만 파운드(약 38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질 만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고 당당히 해외 진출을 이뤘다.

글래스고를 연고로 한 셀틱은 1888년 창단돼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42차례나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토니 모브레이 셀틱 감독은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선수라고 확신한다. 기성용을 오래 봐왔기 때문에 그가 훌륭한 선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 팀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을 만큼 기성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성용은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해 지난 19일 일본과 친선경기(1-2 패)를 뛰면서 국내 팬들에게 고별인사를 전했다. 21일 서울에서 셀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한 기성용은 23일 출국해 내년 스코틀랜드 프로 무대 데뷔를 준비할 계획이다.

입단식은 피터 로웰 셀틱 사장이 직접 방한한 가운데 스코틀랜드가 아닌 한국에서 먼저 이뤄졌을 만큼 셀틱은 기성용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기성용은 셀틱 이적이 확정되고 나서 "처음 유럽에서 뛰게 되는 데 부담도 있지만 영광으로 생각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시즌 도중에 합류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서 내가 갖춘 능력을 보여주면 충분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주전 경쟁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기성용의 참모습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릴 기회는 내년 여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마련된다.

한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을 보탠 기성용은 아직 6개월이나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대회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 나이에도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이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는 남아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기성용은 "2009년은 뜻깊은 한 해였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도 이뤘고, 개인적으로는 유럽 진출 꿈도 이뤄 기대가 크다. 내년에도 셀틱과 대표팀에서 모두 도움을 주고 싶다. 내가 나가는 경기마다 팀에 도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새롭게 각오를 밝혔다.

스무 살 기성용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성용은 체격 조건(186㎝ 75㎏)이 좋은 데다 경기 운영 능력과 정교한 패스 워크, 넓은 시야 등 미드필더로서 필요한 재능을 두루 갖췄다.

내년에도 그의 발전을 지켜보는 것은 한국 축구의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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