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필드플레이어 김기동과 한방쓰며 노하우 전수받아
올해 24경기 3골 1도움 22살 유망주 "태극전사가 목표"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의 올 시즌 최대 수확은 무엇일까. 더러는 12년 만의 FA컵 우승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딴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포항은 앞으로 팀의 허리진을 이끌 신인 신형민(22)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파리아스의 '브라질식 축구' 새로운 옵션이 된 신형민은 올해 24경기(컵대회 포함)에서 3골 1도움으로 신인왕과 베스트11 후보에 오른 유망주다.

▲ 김기동의 후계자

"기분 좋은 이야기다." 신형민에게 '김기동(36)의 후계자'로 지목 받고 있다고 말하자 곧바로 돌아오는 답변이었다. 그는 "존경하는 김기동 선배와 비교한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김기동 선배는 최고령 필드플레이어인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노련미에서 단연 최고"라며 칭찬을 이어갔다. 사실 신형민이 미드필더로서 올 시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김기동을 만난 행운이 도움이 됐다.

신형민과 김기동은 각별한 사이다. 신형민은 포항 입단 후 줄곧 김기동과 같은 방을 쓰며 프로 선수로서 자세와 기술 등을 전수 받고 있다. 그는 "방에서도 경기 내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경기장에서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를 지적해주는 게 큰 도움이 되고, 생활적인 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뿌듯해 했다. 이처럼 둘은 '선생님'과 '제자' 사이에 가깝다. 신형민이 '김기동의 후계자'로서 청출어람을 실현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 축구인의 피를 잇다

경기 군포에 있는 축구교실에서 선수의 꿈을 키우던 신형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 오류 초등학교로 옮겼다. 오류 초ㆍ중학교 축구부 코치로 삼촌 신복주(35)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신형민은 삼촌과 학교 인근에서 '동거'를 하며 '축구유학(?)'을 했다. 작은 아버지인 삼촌이 축구와 인연을 맺고 있는 등 신형민은 축구인의 피가 살아 숨쉬고 있다. 현재 영서중 축구부 감독인 신씨는 부상 탓에 고등학교 때 선수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그래서 신형민은 삼촌에겐 '희망'이었다. 신형민은 삼촌의 혹독한 훈련과 가르침 속에 성장했고 프로에 입문해 삼촌의 꿈을 대신 이뤄줬다. 그는 "삼촌과 같이 살면서 축구 선수가 되겠다고 본격적인 마음을 품게 됐고, 삼촌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의 아버지도 축구를 좋아하는 열렬한 팬으로서 신형민이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 재미 없게 사는 선수

신형민은 치욕적인 별명은 '재미 없게 사는 선수'다. 선배들은 별다른 취미 생활이 없는 신형민에게 "넌 참 재미 없게 산다"며 핀잔을 준다. 사실 신형민은 또래 친구들이 주로 하는 컴퓨터 게임과 연애 등에 관심이 없다.

그의 머리 속에는 오직 '축구'만이 맴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여가시간에도 '자신의 동영상'을 보면서 플레이를 꼼꼼히 분석하며 자기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형민의 내년 목표는 '꾸준함'이다. 프로에 입단해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전향한 신형민은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너무나 많다. 그는 "슈팅력은 자신 있지만 패스와 볼 컨트롤 능력 등 고쳐야 할 점 투성이다.

이런 점들을 보완해서 그라운드에서 항상 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태극마크다.

그는 수비수로서 2005년 네덜란드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 출전한 바 있지만 이제는 미드필더로서 '태극전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