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 FC의 '킬러' 이근호(23)가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과 메달 사냥 꿈을 차근차근 키워가고 있다.

이근호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5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42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포를 쏘아 올려 대구의 상쾌한 2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근호는 역습 상황에서 진경선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으로 쇄도하며 페널티킥 지점에서 솟구쳤고, 이근호의 머리에 정확히 맞은 볼은 골문 오른쪽 상단을 꿰뚫어 그물을 출렁였다.

팽팽하던 승부가 후반 중반 이후 선제골을 넣은 대구 쪽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무승부라도 만들어내려는 전북의 파상 공세를 멈추는 통렬한 쐐기골이었다. 특히 이날 골은 경기장을 직접 찾은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흐뭇하게 만드는 득점포.

부평고를 졸업하고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근호는 데뷔 첫 해 정규리그 5경기, 컵대회 2경기를 뛰었지만 이듬해에는 컵대회 1경기에만 출장했다.

존재감이 거의 없었지만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2군에 있었고 마음을 다잡고 선전을 펼친 결과 2군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2007년 변병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대구로 둥지를 옮긴 이근호는 전성기를 맞기 시작했고 정규리그에서 8골을 터트렸다. 용병 골잡이가 득세한 작년 K-리그에서 토종 공격수로는 최다였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잇따라 펼쳐진 아시아 지역 2차 예선과 최종 예선에서 3골 2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한국을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려놓는 주역으로 펄펄 날았다.

2군 무대부터 착실히 계단을 밟으며 스타로 우뚝 선 이근호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골로 시즌 4호를 기록하며 조재진(전북), 조동건(성남)과 함께 국내파 선수 중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런 이근호를 박성화 감독이 지난 3일 발표한 48명의 올림픽 대표팀 예비명단에 올린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아직 최종 엔트리는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소속 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이 베이징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다. 이근호가 올 시즌 이를 악물고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근호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새로 이적한 팀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첫 시즌을 보냈다. 미숙한 점을 올 초 터키 전지훈련에서 많이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올림픽에 대한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당연히 메달이다. 그래야 군대도 면제받을 수 있다"며 씩 웃었다. 군입대를 놓고 고민에 빠지는 여느 젊은이나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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