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 음주로 물의를 일으킨 축구 국가대표팀 고참 선수 이운재(34.수원), 우성용(34.울산), 김상식(31.성남),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술 마신 사실을 시인하고 눈물로 사죄했다.

이운재와 우성용은 30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 나와 고개를 떨어뜨린 채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대한축구협회, 프로 구단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인 이운재는 "바레인전이 끝나고 나서 예선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잘해서 말레이시아로 꼭 가자는 좋은 의도로 그곳에 갔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저희 생각이 짧았다"고 했다.

공격수 우성용은 "K-리그의 베테랑 선수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런 자리에나오게 돼 뭐라 할 말이 없다. 너무 착잡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운재와 우성용은 대회 기간 코칭스태프와 팀 내 다른 동료.후배들은 술자리를가진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소속 팀 성남이 강릉에서 전지 훈련 중이라 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김상식은 축구협회를 통해 사죄의 뜻을 전했고, 잉글랜드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동국도 사죄 의사를 전해왔다.

대한축구협회는 빠르면 11월1일 상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갑진 부회장 주재로 상벌위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를 내릴 계획이다.

축구협회 상벌규정에는 각급 대표단과 협회의 명예를 실추한 경우와 협회 및 대표단의 지시를 위반하고 훈련 규범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6개월 이상 자격 정지를 주도록 나와 있고 1년 이상 자격 정지의 중징계도 가능하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7월15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바레인전을 전후해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숙소를 무단 이탈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 룸살룽에 드나들어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보도와 관련,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술을 마신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선수들이 중요한 대회 기간 음주 파문으로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2007 아시안컵 기간 일부 대표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는보도를 접하고 당혹감과 송구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축구 팬과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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