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선수들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조별리그 기간 중 숙소를 이탈해 현지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보도가 나와 대한축구협회가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뉴시스는, 축구대표팀의 A선수가 아시안컵 D조 예선 2차전인 바레인전(1-2 패)을 이틀 앞둔 지난 7월13일 오후 10시쯤 숙소를 이탈해 현지 안내인 등과 함께 L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으며, 인도네시아와의 예선 3차전을 앞둔 16일에도 고참급 선수 4명이 S 룸살롱을 찾아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고 29일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보도내용을 접한 뒤 이날 오후 곧바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진위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금으로서는 보도내용이 100%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사실여부를 파악한 후 협회의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음주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자격정지 등의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협회의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아시안컵은 굉장히 중요한 대회였다. 선수들이 대회 도중 실제로 음주가무를 즐겼다면 처벌이 불가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당시 47년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목표로 했던 한국 대표팀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3위에 그쳤고, 이 대회 직후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만약 협회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받게 될 경우, 해당 선수들은 대표팀 경기는 물론 K리그 출전에도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상급기관인 협회의 징계는 K리그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 협회가 상벌위를 통해 내릴 수 있는 징계는 자격 정지, 출전 정지, 경고 등이 있다.

다른 종목에서도 음주와 관련해 선수들이 징계를 받았던 사례가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던 농구대표팀은 대회 기간 중 무단으로 선수촌을 이탈해 술을 마시다 발각됐고, 이로 인해 허재와 정재근이 각각 6개월과 3개월의 자격정지를, 이상민, 현주엽이 근신 조치를 받았다.

한편 '룸싸롱 파문'에 연루된 대표 선수 가운데는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팀 소속 선수들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한 K리그 팀 관계자는 "아직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사실로 밝혀질 경우 보통 큰 일이 아니다"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CBS체육부 이지석 기자 jslee@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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