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유니폼을 둘러싼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머니 게임'이 나이키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나이키는 23일 대한축구협회와 2011년까지 4년 간 현금 250억원, 물품 24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유니폼 후원 계약을 했다. 1996년부터 이어온 계약을 힘겹게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아디다스도 비록 계약을 따내진 못했지만 기존의 배타적인 협상 형태를 투명성이 보장되는 조건으로 바꿔놓아 2011년 이후 한국 축구 시장에 재도전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의미를 뒀다.

가장 중요한 현금 지원액 규모에서 아디다스는 나이키보다 많은 293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이키는 블랙아웃(축구화에 있는 경쟁사 로고를 검은 펜으로지우도록 한 것) 조항 위약금을 무기로 방어막을 펼 수 있었다.

블랙아웃 조항은 2003년부터로 소급 삭제돼 이제 대표 선수들은 자신의 발에 꼭맞는 축구화를 '맘놓고' 신을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협상에선 '성적 옵션'이 삭제됐다.

실무 협상을 총괄한 축구협회 가삼현 사무총장은 "옵션이란 일종의 보험과 같은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원사 입장에선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옵션에는 딱 두 가지만 있었다. 바로 월드컵 우승과 올림픽 우승이다. 여기에 20억원 정도 금액의 옵션을 건 것인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 현금 20억원을 더 준다는 조건인데 과연 현실성과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란다.

가삼현 사무총장은 "만일 정말로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치자. 전 국민을 열광시킨 대표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줘야 할텐데 20억원 정도로 되겠느냐"며 "적어도 100억원, 많게는 한 500억원 쯤 풀어도 성이 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옵션이라면 필요없다는 뜻에서 아예 계약서에서 빼버렸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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