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 이후 '주전경쟁 물꼬' 틀지 관심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마침내 첫 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리그1(3부 리그) 소속 노샘프턴 타운과 2007-2008 칼링컵 2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후반 21분 팀의 추가골을 넣어 2-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로 이적한 이동국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15경기 만에 터트린 마수걸이 골이다.

이동국은 잉글랜드 진출 후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9경기와 FA컵 2경기 등 11경기를 뛰었고, 올 시즌 정규리그 3경기에 교체 출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이동국이 1군 경기를 풀타임 뛴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동국은 데뷔전이었던 지난 2월25일 레딩FC와 2006-2007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40분 교체 투입돼 인저리타임까지 9분을 뛰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아웃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은 경기 후 홈페이지를 통해 '동화같은 데뷔전이었다'며 호평했다.

이동국은 사흘 뒤인 2월28일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챔피언십)과 FA(축구협회)컵 5라운드 재경기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뒤 승부차기에서 두 번째 키커로 나서 다시 한번 골대를 맞추는 불운을 겪었다.

3월18일 맨체스터 시티와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는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는 등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공격수로서 골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마크 비두카, 아예그베니 야쿠부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주로 후반 뒤늦게 교체 투입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3부 리그 소속의 약체를 상대로 올린 첫 골이지만 이동국이 그 동안 자신을 짓눌러온 골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특히 이 경기를 앞두고 "이동국의 날카로움을 보여주려면 그에게는 90분이 필요하다"며 선발 출전을 예고했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기대에 모처럼 부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갈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비두카와 야쿠부가 떠났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새로 영입한 공격수 제레미 알리아디에르와 호삼 아메드 미도, 툰카이 산리 등을 더 신뢰하는 모습이다.

미들즈브러는 아폰소 알베스(헤렌벤)를 비롯해 아루나 코네(이상 PSV에인트호벤) 등 새로운 공격수들의 추가 영입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게다가 30일 구단 홈페이지에는 '보로(미들즈브러의 애칭)가 그리스의 스타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기오르고스 사마라스의 영입 가능성을 알렸다.

노샘프턴 타운전이 끝난 뒤 말콤 크로스비 수석코치는 "우리는 2∼3명의 선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사마라스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이동국이 치열한 생존 싸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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